韓·美 관세 줄다리기 시작?...트럼프, 방위비까지 언급하며 압박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9 11:18:40
  • -
  • +
  • 인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이달 9일부터 부과하려던 고율 관세를 8월 1일로 연기하면서 관세를 둘러싼 한미간 무역협상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좋은 제안이 오면 받아들일 수 있다"며 협상 여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새벽 한국에 보낸 공식서한의 내용을 자신의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오는 8월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일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이른바 '미국 해방의 날' 연설에서 예고했던 고율 관세의 시행 시점을 미룬 것이다.

이날 백악관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14개국에 동일한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트럼프는 SNS에 "편지를 보낸 것이 곧 거래의 시작"이라며 "200개국 모두를 만날 수는 없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조치를 협상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공식서한에는 "당신의 나라와의 관계에 따라 관세는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될 수 있다"며, 관세 부과가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시했다. 한국 내 미국 기업의 현지생산 확대도 관세 면제 조건으로 제시됐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를 "공정한 무역을 위한 압박"이라고 표현하며 "한국과의 무역 관계는 결코 호혜적이지 않았다"고 서한에서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철강, 자동차 등 한국 주요 수출품목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작년 기준 미국에 철강 39억달러(약 5조3000억), 자동차 부품 24억달러(약 3조3000억) 상당을 수출한 바 있어, 관세 부과시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게 된다.

트럼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구리에 대해서는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는 이달말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검토는 이달말 완료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미국 내 생산 유예기간 1~1년반 후 200% 관세"를 언급했다.

반도체의 경우 관세율과 시행 시점은 미정이지만,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인 만큼 협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트럼프는 이날 방위비 인상 가능성을 내비쳐 한미 관세협상에서 방위비를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내각회의에서 한국이 미국에게 지불하는 방위비가 너무 적다는 식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서한을 받은 우리 정부는 지난 8일 관계부처 대응회의를 열고 "외교 채널을 통한 대응에 나서겠다"며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협의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8월 1일까지 약 20여일이 남은 가운데, 트럼프가 실제 관세 집행에 나설지 여부는 각국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