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가 인상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날선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6월말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관세는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 샤오미 등 외국 스마트폰 제품뿐 아니라 자국의 기업인 애플 스마트폰 제품에도 적용된다. 애플은 중국을 비롯한 인도,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산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25%가 부과되면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스마트폰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 가격이 31%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TA 최고경영자인 게리 샤피로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스마트폰 관세 부과 소식이 미국 소비자들도 제품가 상승에 대한 우려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누리꾼들은 "정신 나갔나, 애플은 미국 기업이다", "왜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지 이해도 못하는 멍청이", "결국 돌고 돌아 소비자로부터 관세를 뜯어내겠다는 거 아니냐"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만약 미국 북부에 살고 있다면 잠깐 캐나다를 들러 새 스마트폰을 사는 게 훨씬 저렴할 것"이라며 "살다살다 우리 제품을 해외 직구로 구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마트폰 제품에 관세 부과를 결정한 의도는 자동차와 철강 등 다른 품목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생산공장도 리쇼어링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5% 관세부과를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트럼프의 이같은 노림수에 대해 '망상'으로 치부하고 있다.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한다면 복잡한 공급망과 고비용 구조로 가격이 3500달러(약 511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최신기종 '아이폰16프로'의 가격은 999달러(약 146만원)보다 3배 이상 높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관세가 미국의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되레 미국 기업인 애플의 부담만 늘리는 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관세폭탄에 대비해 인도와 베트남 공장의 생산규모를 늘렸는데, 관세부과가 모든 수입산으로 확대되면서 헛수고를 한 셈이 됐다.
캐나다 경제학자 짐 스탠포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미국)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공격하는 멍청한 정책"이라며 "세계 최대 무역 시장인 미국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정례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품목관세 파급 효과와 대응방향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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