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로폼으로 대표되는 폴리스타이렌 유래 물질에 수소를 저장했다 꺼내쓸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1%도 안되는 폴리스타이렌 재활용률을 높이고, 기체 상태로는 저장·운반이 까다로운 수소를 보다 쉽게 다룰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안광진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원(KIST) 손현태 박사, 포스텍 한지훈 교수팀과 함께 폐폴리스타이렌을 열분해해 액상유기 수소운반체(LOHC)로 전환하고, 저장된 수소를 고순도로 회수하는 전주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LOHC는 이 물질의 고리형태 화학구조에 수소를 결합시켰다가, 열과 촉매로 다시 떼어내 사용할 수 있는 수소저장매체다. 액체상태라 상온·상압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기존 석유 운송망과도 호환되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폴리스타이렌이 방향족 고리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고분자 물질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폴리스타이렌을 가열하면 스타이렌, 톨루엔 등 저분자 방향족 고리물질이 분해돼 나온다. 이 물질들을 고온에서 수소 기체와 반응시켜 수소를 저장하고, 이후 탈수소화 반응으로 수소를 다시 분리하는 방식이다.
수소 저장·분리에는 촉매가 쓰였다. 저장에는 루테늄 촉매를, 방출에는 백금 촉매를 사용했다. 백금 촉매가 뿌려진 금속 산화물 지지체의 구조에 따라 수소 방출 효율이 크게 달라지는데, 나노시트 형태 알루미늄 산화물의 반응성과 안정성이 모두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촉매 표면에 침전물이 쌓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별증류 공정을 활용했다. 불순물을 사전에 걸러내 촉매 수명을 늘리는 방식이다.
또 열분해에 필요한 열은 공정 중 연소되는 폐자원을 자체 열원으로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폴리스타이렌 처리량도 늘릴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폐폴리스타이렌에서 얻은 화합물을 실제 수소 저장·방출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폐기물 활용과 수소 저장이라는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이씨에스 카탈리시스(ACS Catalysis)' 학술지의 후면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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