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워치 '웨어OS'로 업데이트 안돼
삼성전자가 구글과 스마트워치 운영체제(OS)를 통합하면서 사실상 삼성전자의 독자 OS인 '타이젠'을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구글 웨어러블 기획이사 비욘 킬번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 2021'에서 "웨어OS(구글 스마트워치 OS)와 타이젠의 장점을 살려 통일된 단일 플랫폼으로 엮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이같은 동맹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애플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스마트워치 점유율은 40%에 달했다. 2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0%였다. 미국 IT분야 리서치 전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1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억대를 돌파하고, 2024년에 이르면 스마트워치 시장규모가 383억3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이번 'OS통합'이 갤럭시 생태계를 공고히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에 구글의 통합 OS가 탑재되면 카카오톡, 구글지도, 유튜브뮤직 등을 구동할 수 있어 앱 연동성이 높아지고, 전력소모가 줄어 배터리 효율이 개선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타이젠'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말이 좋아 '통합'이지 구글의 삼성 띄워주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번 통합으로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타이젠은 결국 실패로 끝났고,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전자로부터 버려졌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갤럭시워치 액티브2' '갤럭시워치3' 등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 시리즈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제품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새로운 '웨어OS' 업데이트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3년간 타이젠 소프트웨어 보안업데이트를 지원한다.
'타이젠'은 2012년 삼성전자가 구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바일용 OS다. 하지만 모바일OS 시장은 이미 iOS와 안드로이드가 선점한 까닭에 타이젠이 비집고 들어서기는 쉽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결국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제품에 '타이젠'을 탑재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구글의 '웨어OS'에 흡수돼 버린 것이다. 타이젠은 삼성전자 TV와 가전제품으로만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지난 2014년 타이젠의 취약한 개발자 환경을 보고 일찍이 사태를 예견한 앤드류 쉬이 분석가는 "타이젠 개발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자동차 충돌 사고를 슬로우 모션으로 보는 기분"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또 앤드류 쉬이 분석가는 "삼성전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제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유통망을 갖추고 있지만, 급소는 소프트웨어"라며 "소프트웨어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며, 탈출구는 구글에 있다"라며 타이젠의 미래를 예견한 바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단순흡수가 아닌 통합플랫폼으로서 얼마만큼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통합플랫폼 명칭이 종전의 '웨어OS'가 아닌 가칭 '웨어'(Wear)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타이젠과 전혀 호환되지 않는 '웨어'의 존재가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를 포기하는 순간 D램업체나 수많은 안드로이드 하드웨어 업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