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 교과목을 선택한 학교가 731개교로 1년전에 비해 2배 늘었지만 이를 가르칠 수 있는 환경전공 교사는 7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뉴스트리가 교육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의 5611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환경과목을 교과목으로 선택한 학교는 731개교로 집계됐다. 전국 중고등학교의 13%가 환경과목을 가르쳤다. 2019년 전국 5596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5.5% 정도인 312곳에서만 환경 과목을 가르쳤던 때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환경과목을 선택한 학교는 2배가량 늘어났는데 이를 가르칠 교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중고교에 재직중인 환경전공 교사는 73명이다. 환경과목을 가르치는 학교는 731곳인데 환경 교사는 73명이니, 10곳 가운데 9곳은 환경교사없이 환경과목을 가르친다는 결론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더 열악하다. 2020년 기준 707개 중·고등학교가 포진해 있는 서울지역의 환경교사는 4명이고, 1118개의 중·고등학교가 있는 경기도는 28명이다. 312개 중·고등학교가 있는 부산과 112개 중·고등학교가 있는 울산은 환경교사가 단 1명도 없다.
환경교사가 배치된 73개교를 제외한 나머지 658개 학교는 환경을 전공한 교사 대신에 상치교사 혹은 기간제 교사가 환경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치교사란 중·고등학교에서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를 뜻한다.
전공이 아닌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지구과학 선생님이 생명과학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당연히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환경 부전공을 한 교사들이 많다고 해도 환경을 전공한 교사들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환경교사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로 교사 임용과정에서 환경교사는 찬밥신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1년 임용된 중등교사 수는 4225명으로, 이 가운데 환경교사 수는 사립학교를 포함해 8명에 그쳤다. 0.16%에 불과했다. 지난해 90%가 넘는 학교에서 환경을 전공한 교사없이 환경수업이 이뤄졌는데도 올해 임용에서 환경교사를 달랑 8명 뽑은 것이다. 73명에 7명을 더해봐야 80명이니, 651개 학교는 올해도 환경교사없는 환경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일선 학교들도 어려움은 있다. 환경과목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반드시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교육기관 입장에선 1주일에 몇 시간 수업하는 과목을 위해 교사를 채용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부담이다.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기후위기 등 환경에 대한 중요함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필수 교과목이 아닌 환경 교과를 위해 전공교사 1명을 선발하는 것은 부담인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하며 "당장 교사 채용이 힘든 만큼 환경관련 수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방면으로 간접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학교에서 부족한 환경교사는 현재 환경전문 교육기관들이 대신하고 있다. 환경전문 교육기관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선언한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환경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이들을 환경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교에 보내 학생들에게 환경교육을 진행하는 식이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교육기관이 환경교육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관련예산이 없으니 이를 추진할 여력이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로선 부족한 교사를 대신해 환경교육기관이 환경교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냥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므로, 어릴 때부터 환경교육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환경교육은 기후위기를 막는 중요한 시작이다"고 교육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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