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가능성
소도 개나 고양이처럼 배설훈련을 통해 정해진 장소에서만 변을 보도록 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소는 변을 가리지 못해 아무곳에나 배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도 훈련하면 한곳에서만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독일 축산생물학연구소(FBN)의 연구팀은 송아지를 대상으로 훈련을 실시한 결과 유아 수준 이상의 배설처리 능력을 갖게 됐다는 연구결과를 13일(현지시간) 학술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6마리의 송아지를 대상으로 몇 주에 걸쳐 약 15회의 훈련을 진행했다. 그 결과 11마리가 배설 훈련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나머지 5마리의 송아지는 확실하게 훈련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의 배설훈련은 '무루(MooLoo) 접근법'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통해 이뤄졌다. 소들이 지정된 '무루' 영역에서 배설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역방향 연쇄짓기, 보상기반 훈련 절차를 이용해 소들이 헛간에서 정해진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가르쳤다. 송아지가 배정받은 자리에서 배설했을 때 보상으로 단 음료수나 으깬 보리를 주었고, 다른 곳에서 배설하면 위에서 물줄기를 짧게 쏘아 놀라게 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배뇨 훈련만 했지만, 연구진은 배변도 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의 린제이 매튜스 동물행동학자는 "소들은 2~4세 유아 수준 정도로 훈련 수행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소의 배변훈련이 가능해지면 배설물을 즉시 모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소의 배설물로 인한 환경오염 및 기후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생기는 셈이다. 영국 캠브리지대학의 도날드 브룸 동물복지학 교수는 "가축을 훈련시킬 수 있다면 축산 폐기물을 더 수월하게 관리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FBN의 얀 랑바인 동물심리학자는 소 배설물의 80%가 헛간에서 수거될 경우 암모니아 배출량이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의 배설물은 온실가스 배출과 토양 및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된다. 매튜스 박사에 따르면 한 마리의 소는 하루 약 8갤런(약 30L)의 소변을 배출한다. 소의 소변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는 기후위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토양으로 침출될시 미생물이 이를 아산화질소로 바꾼다. 아산화질소는 메탄, 이산화탄소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이 큰 온실가스다.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2019년도 아산화질소는 미국 온실가스의 7%를 차지했다. 특히 농업은 암모니아 배출량이 가장 큰 분야로, 축산업이 농업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소의 배변훈련 시도는 이전부터 이뤄져왔으나 달리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소의 배변 관련 신경생리학적 조절은 배설능력이 있는 여타 종과 유사하다. 또 어린 송아지들은 스스로 배뇨를 시작할 수 없다고 여겨져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송아지도 훈련을 거치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랑바인 박사는 "소는 다른 많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매우 영리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소들이 배변훈련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현재 축산업자의 개입없이 송아지를 훈련시킬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랑바인 박사는 "모든 훈련작업이 가능한 일종의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에 소의 배변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며 "몇 년 내로 모든 소가 화장실에 가는 것"이 자신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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