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법 '전 성분표기' 의무화...위반하면 처벌
온라인 판매되는 네일제품의 상당수가 성분표기가 제대로 안된 채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네일제품들은 과거에 유해성분이 검출된 사례가 많아 화장품법에 따라 성분표기를 의무화하는 등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일제품 가운데 화장품으로 분류돼 있는 매니큐어와 젤네일은 반드시 포장에 성분을 표기해야 한다. 만일 포장에 성분을 모두 표기할 수 없으면 홈페이지 주소나 전화번호라도 표기해야 한다. 이같은 조치에 따라 매장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매니큐어와 젤네일은 이를 비교적 잘 준수하고 있다.
그러나 14일 뉴스트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네일제품의 대부분은 성분표기 준수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기업이 판매하는 제품들은 그나마 모든 성분이 표기돼 있었지만 중소업체들이 판매하는 제품은 성분표기가 미흡한 것 천지였다. 성분표기가 아예 안돼 있는 수입제품들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유해성분이 함유돼 있는지 알길이 없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화장품들은 비단 화장품법이 아니더라도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전 성분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에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전 성분을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화장품인 경우는 용량과 사용기한, 사용방법, 주의사항뿐만 아니라 모든 성분을 표기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기면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시정조치를 어기거나 위반행위를 반복하면 영업정지, 벌금, 징역에 처해진다.
국내 대형 전자상거래인 지마켓이나 쿠팡에서 판매되는 네일용품들도 이를 제대로 지키는 제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지마켓과 쿠팡 관계자들은 "온라인 상품에 대한 성분표기는 판매자들이 직접 하는 것"이라며 그 책임을 판매자들에게 떠넘겼다. '성분표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판매자에 제공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들은 "그런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셀프 네일아트를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올해 국내 네일용품 시장은 지난해보다 1000억원 늘어난 3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니큐어와 젤네일뿐 아니라 인조손톱 등 갖가지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은 늘어나는데, 성분표기가 안된 수입제품들이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보건공단이 지난 2018년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54개 네일제품 가운데 전 성분이 표시된 제품은 30개에 그쳤다. 성분의 일부만 표기한 제품이 11개(20.4%)였고, 13개(24.1%)는 성분표기 자체가 아예 없었다. 표기된 성분과 함유된 성분이 다른 제품도 나왔다.
문제는 2018년 조사당시와 지금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품에 성분표기가 제대로 안돼 있는 A 네일용품 전문몰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전 성분을 표시해야 하는데 규정을 지키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 성분을 표시해도 소비자들은 그게 뭔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전 성분을 표시해야 하는 것이 의무인지도 모르는 온라인몰도 있었다. B 네일용품 전문몰 관계자는 "전 성분표기가 의무인지 몰랐다"면서 "해당업체에서 성분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으면 우리는 알 수 없고, 상품에 모든 성분이 너무 많을 때는 일일이 표기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과 관계자는 "영세업체들의 경우에는 미성년자가 운영하는 경우도 많고 법률을 잘 몰라서 표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위법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심하면 영업정지 조치까지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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