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생이 인위적 복구보다 더 큰 회복효과
네덜란드 바그닝겐대학(Wageningen University)의 로렌스 푸터(Lorens Poorter) 기능생태학 교수를 주축으로 한 국제연구단은 훼손된 열대우림에 인위적으로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지 않아도 약 20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원상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9일(현지시간)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람의 손길로 숲을 조성하는 것보다 자연 스스로 나무를 퍼뜨리면서 회복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오래된 산림 동식물이 새로운 산림조성을 돕는 다차원적 메커니즘에 의한 결과이고, 이는 '2차 천이'로 알려진 자연적 과정이다.
로렌스 푸터 교수는 "자연회복이 사람이 새로운 나무를 심었을 때보다 생물다양성이나 기후변화 완화 및 영양소 회복 측면에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면서, 복원용 식재보다 자연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연구는 전세계 90여명의 연구원들이 참여해 열대우림이 어떻게 재성장하는지 분석했다. 연구진은 아메리카와 서아프리카 3개 대륙, 77개 지역 및 2275개 토지의 산림복구 데이터를 조사하고 토양, 식물 기능, 생태계 구조, 생물 다양성 등 12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그 다음 '연대성 토양 연속계(chronosequencing)'라는 기술로 데이터를 모델링해 장기적인 산림회복 추세를 추론했다. 이를 실제 세계에서 확인하려면 100년 이상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농업에 이용됐다가 두어 계절이 지난 다음에 버려지는 열대림 토지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일부 비옥한 토양, 남아있는 나무 및 씨앗, 그루터기를 포함한 기존 숲의 잔재가 영양분이 풍부한 생태계를 만들어 새로운 숲이 자라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각각의 부문을 개별적으로 따졌을 때,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산에 따르면 토양은 이전 상태로 회복되는 데 평균 10년, 생물다양성은 60년, 전체 식생 회복까지는 총 120년이 걸린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열대우림은 단 20년만에 이전 상태의 약 78%까지 회복할 수 있다. 푸터 교수는 "이는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이라며 "20년은 내가 생각할 수 있고, 내 딸이 생각할 수 있고, 정책 입안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연구의 한계는 있다. 에릭 살라스 센트럴주립대학 지리공간과학 연구원은 "이 결과는 단지 계산에 의한 것이고, 연대성 토양 연속계에 기초한 분석은 모든 장소의 역사가 동일하고 역학이 연속적이라는 것을 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라스 연구원은 "버려진 농경지에서 2차 산림이 어떻게 자연적으로 조성되는지 이해하는 일은 생물다양성 보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기후완화 조치에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환경파괴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는데도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수십년 동안 인류가 미친 환경피해를 되돌리는 일이 아직 늦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푸터 교수는 "숲을 복원하기 위해 나무를 심겠다는 약속들은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심은 나무의 30~50%가 죽는다는 것이다. 그는 2차 산림을 10대 청소년에 비유하며 "2차 산림은 미친듯이 탄소를 흡수한다"며 "2차 산림을 소중히 여기고, 가능한 곳에서 숲이 다시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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