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대 성장' 했다는데…산으로 가는 '韓 태양광'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8 16:13:14
  • -
  • +
  • 인쇄
EU 태양광시장 34% 증가...2030년 전력대체 45%
韓 태양광 시장 가치사슬 '붕괴'...정책마련 '시급'


2021년 유럽연합(EU)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이 전년대비 34% 증가하면서 올해가 태양광 에너지 시장에 있어 '대발전의 해'로 평가됐다.

무역기구 유럽태양에너지협회(Solar Power Europe)가 최근 발간한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EU 27개국의 신규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2020년에 비해 6.3GW 늘어 25.9GW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21.4GW를 기록한 이래 최대의 성장폭이다.

1GW 규모의 발전량으로 1년간 대략 3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즉 EU는 올해 설비용량 증가폭만으로 1년간 약 800만가구가 소모하는 전력량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EU의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현재 165GW에서 2025년 328GW, 2030년에 이르면 672GW 규모로 4배 뛸 전망이다.


◇ 화석연료 넘어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유럽은 어떻게?



EU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 발전량의 45%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는 EU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 꼭 도달해야 하는 중요한 이정표 가운데 하나다. EU는 벌써 202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38%)이 화석연료 발전 비중(37%)을 앞질렀다. 이중 태양광 발전은 풍력 발전과 함께 두 개의 큰 축을 담당한다. 현재 태양광 발전은 EU 전체 전력 생산량의 10% 가량을 차지한다.

EU의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적극적인 자금 지원책이 있다. EU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태양열 발전 기술에 총 584억달러(약 69조원)를 투자했다. 이에 더해 2020년 11월에는 1조743억유로(약 1443조원) 규모의 '다년도 재정 운용계획'(MFF)과 7500억유로(약 1008조원) 규모의 경기회복기금을 합의하고 기금의 30% 이상을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유럽 태양광 시장은 태양광 발전소 등 대규모 설비(PV-Utility), 상업용 태양광 발전(PV-commercial), 주거용 태양광 발전(PV-residential)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한 가지 두드러진 점은 초기 태양광 시장을 견인해 온 주거용 태양광 발전이다. EU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프로슈머'(prosumer·생산 소비자 또는 참여형 소비자)를 중심으로 자동차, 건물 외벽, 선박 등이나 고속도로 주변 자투리 땅에도 적극적으로 도입됐다. 냉·난방 효율을 극대화한 패시브하우징을 넘어 남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판매하는 '액티브하우징'도 인기다.

이에 따라 EU의 태양광 패널 모듈들은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 여러 기후와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일례로 독일 동부 브란덴부르크주의 말비어발트 태양광 발전소는 습윤한 기후를 발전소 운영의 이점으로 활용했다. 이곳의 태양광 모듈은 25도 기울어져 있어 화학용 세제 없이도 빗물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며, 날이 맑지 않아도 40~60% 효율을 유지하며 전력을 보급한다.


◇휘청이는 국내 태양광 산업...따라가기도 벅찬 정책



국내도 마찬가지로 정부가 보급정책을 도입하고,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면서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국가별 태양광 발전량을 보면 한국은 전세계 2%를 차지하며 9위를 기록했다. 신규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2015년 1GW를 돌파해 2018년 2GW, 2019년 3GW를 넘었고, 올해 신규 설치량은 4.2GW 이상, 2023년에는 2023년에는 4.5GW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막상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더라도 송배전 인프라가 패널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전력공사 등의 전력 판매선로에 연결하는 '계통접속'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계통접속 신청 물량 가운데 3분의 1이 접속조치되지 않고 '대기'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심한 경우 신청 후 4년을 기다려야 하는 지역도 있었다.

또 2021년 8월 기준 태양광 발전소를 도로나 집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떨어져 지어야 한다는 '이격거리 규제'를 갖춘 지방자치단체가 129곳에 달했다. 정부가 2017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오히려 규제를 도입한 지자체는 확대됐다. 결국 갈곳을 잃은 태양광 발전시설은 산으로 가 여의도 면적(290ha)의 19.5배에 달하는 산림이 시설 부지로 대체됐다. 산림 훼손으로 700억원 상당의 온실가스 감축·저장 기능이 사라지면서 원 취지와는 반대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게다가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기업들의 저가정책으로 밀려나는 상황이다. 더욱이 2019년 7월 기준 6만3309원에 달했던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가격이 지난 8월에는 2만원대로 폭락하는 등 사업자들의 발전사업 참여 유인력이 떨어졌다. 결국 국내 1위, 세계 4위의 웨이퍼(태양전지의 원재료) 생산능력을 갖춘 웅진에너지가 지난해 6월 상장폐지된 데 이어 지난 2월 OCI와 한화솔루션이 국내 생산을 접었다. 이렇다 보니 국내 태양광 가치사슬이 아예 붕괴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지자체 이격거리 규제 등을 포함한 태양광 보급 저해 요인에 대한 개선방안을 내년초 발표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공시 로드맵, 정책 일관성 흔들려...전면 재검토해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놓고 국회와 기후·ESG 싱크탱크가 "글로벌 기준에 뒤처질 뿐 아니라 정부 정책과도 충돌한다"며 전면

[ESG;스코어] 롯데칠성·CJ제일제당 '재생용기' 적용 1·2위...꼴찌는?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재생 플라스틱 전환율이 기업의 원가구조를 좌우하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ESG 대응차원에서 시작됐던

서울시, 1000명 넘는 행사 '폐기물 감량계획' 의무화 추진

서울시가 하루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 폐기물 감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대규모 행사

'생산적 금융' 물꼬 틔우는 시중은행들…투자전략은 '각양각색'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계획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이 아닌 산업과 기업의

'카카오 AI 돛' 출범…"2030년까지 100개 AI 혁신기업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지역 인공지능(AI) 인재와 혁신기업 육성 추진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설립한다. 카카오는 2030년까지 5년간 500억

포스코 '사고다발 기업' 오명 벗나...올들어 중대재해 'O건'

지난해 6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스코는 올

기후/환경

+

폭염과 폭우·가뭄이 '동시에'...2025년 한반도 이상기후 더 심해져

2025년은 산업화 이전대비 기온이 1.44℃ 상승한 역대 가장 더웠던 해 3위를 기록한만큼 우리나라도 6월부터 시작된 폭염이 10월까지 이어지는 등 역대급

'빌 게이츠·제프 베이조스' 전용기 기후피해 유발 1·2위...일론 머스크는?

전용기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피해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인물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인 것으로 드러났다.미국 스탠포

美 36년간 내뿜은 온실가스 1경5000조 피해유발...한국 기후손실액은?

1990년 이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세계가 약 10조달러(약 1경5000조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피해는 미국뿐 아니라

서부는 41℃ 폭염, 동부는 눈폭풍…美대륙 '극과 극' 이상기후

미국 서부는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데 동부는 폭우·폭설·한파가 동시에 나타나는 '극과극' 이상기후가 일어나고 있다. 서부의 이상고온

바닥 드러나는 댐과 하천들...평년 밑도는 강수에 봄 가뭄 '비상'

예년보다 비가 턱없이 적게 내리면서 봄철 가뭄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도서지역과 서해안, 경남 등 지리적 특성상 외부 수자원 의존도가 높은

"EU, 탄소중립 목표 완화해야"...합의해놓고 뒷말하는 獨 장관

지난해 온실가스를 겨우 0.1% 감축한 독일이 유럽연합(EU)을 향해 탄소중립 목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연방경제에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