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상승에 균이 더 증식하고 종류 다양해져"
영국 해역에서 새로운 종류의 비브리오균이 발견돼 학계가 긴장하고 있다.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영국 엑서터대학 연구팀은 여름 해수면 온도가 비브리오균 증식에 유리한 평균 18°C 이상인 곳 가운데 조개 수산업이 활발한 4군데에서 채취한 조개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전까지 영국 해역에서 기록되지 않았던 2종의 비브리오균이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샘플을 채취한 지역은 '치체스터 항구와 오시섬, 휘트스터블베이 그리고 라임베이'이고, 새로 발견된 2종의 비브리오균은 '비브리오 로티페리아누스'(Vibrio rotiferianus)와 '비브리오 자시시다'(Vibrio jasicida)다.
사리카 와글리 엑서터대학 박사는 "해산물을 매개로 하는 위장염의 주요 원인인 비브리오 파라하몰리티쿠스(Vibrio parahaemolyticus)가 치체스터 항구에서 발견됐다"면서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비브리오 알기놀리티쿠스(Vibrio alginolyticus)도 치체스터 항구와 오시섬, 휘트스터블베이 등 3곳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역 내 비브리오균 활동이 잦아지고 있고, 비브리오 종류도 이전보다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비브리오균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인간의 건강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일부 비브리오균은 해산물을 덜 익히거나 날 것으로 섭취했을 때 위장염을 일으키거나 피부염을 유발한다. 해산물을 제대로 조리하면 비브리오균은 사멸하지만, 비브리오균의 증가는 해산물을 먹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바닷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도 위험을 야기한다. 비브리오균이 득실거리는 바닷물을 삼킬 수 있고, 상처난 피부에 균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글리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수온 상승으로 비브리오 관련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 것"이라며 "인간의 건강, 해양 생물다양성 및 수산업 보호를 위해 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크 헬머 블루마린재단 및 포츠머스대학 박사는 "기후변화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다"며 "이런 변화가 생태적, 상업적으로 중요한 생물종과 이에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은 차후 대응을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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