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 착오증'과 '심한 편식' 구별하는 지침 공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어린이들이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노리치의과대학의 칼 필포트 교수와 자선단체인 피프스센스(Fifth Sense)는 코로나에서 회복한 어린이들이 '후각 착오증'으로 음식을 먹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부모들과 의료인들이 어린이들의 '후각 착오증'과 '편식'을 구별할 수 있는 지침을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후각 착오증'은 이상하고 불쾌하게 왜곡된 냄새를 경험하는 것으로, 코로나 감염이 수반하는 후유증의 일종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들은 회복 후에도 후각이 왜곡될 수 있어,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령 레몬 냄새를 썩은 양배추 냄새로 착각하거나 초콜릿에서 휘발유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맛을 못느끼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에 걸렸던 성인 중 약 25만명이 이런 '후각 착오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필포트 교수는 후각착오증을 "후각 혼합물의 일부 성분만 잡아낼 수 있는 후각 수용기가 덜 작동한 결과"로 분석했다.
문제는 한창 성장해야 할 어린이들이 코로나 후유증으로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린이들의 이같은 행위가 '편식'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필포트 교수는 "코로나에 감염됐던 어린이들이 '후각 착오증'을 앓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 어린이들은 대부분 음식을 먹지 않는 상태가 되며, 음식 섭취를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섭식에 문제가 있거나 자폐증 등 다른 질환이 있는 어린이가 후각 착오증까지 겪으면 정말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필포트 교수와 피프스센스는 이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해 '후각 착오증'을 어떻게 '심한 편식'과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을 발표한 것이다. 심지어 의료인들조차 이 질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던컨 보악 파이브센스 설립자는 "후각 착오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체중이 줄고 영양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의사들은 이를 단지 편식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후각 착오증'과 '편식'을 구별하는 방법은 우선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믿어야 하고, 부모들은 안전한 음식과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일기로 기록할 것은 조언했다. 또 아이들에게 강한 맛보다 순한맛의 음식을 먹여볼 것을 권장했다. 이런 방법이 모두 실패할 경우 음식을 먹을 때 부드러운 코집게를 이용하거나 코을 막아 맛을 차단할 것도 권장했다.
필포트 교수는 "후각 착오증을 일으키는 요인에는 커피뿐 아니라 양파나 마늘, 고기 냄새 등 여러가지가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파스타, 바나나 또는 순한 치즈를 먹도록 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필포트 교수는 '후각 착오증'을 앓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 '후각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각훈련은 유칼립투스, 레몬, 장미, 계피, 초콜릿, 커피, 라벤더 등 적어도 4가지의 다른 냄새를 하루에 두번, 몇 달동안 냄새를 맡는 것이다. 이런 훈련은 간단하고 부작용이 없는 후각상실 치료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포트 교수는 "아이들에게 후각 착오증을 유발하지 않는 친숙한 냄새를 사용해야 한다"며 "이는 어린이보다 10대 청소년에게 비교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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