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추동물·식물 멸종률 관심 기울여야
지구상의 생물들이 지금껏 5차례 대멸종을 겪었고, 현재 인간에 의해 6차 대멸종이 진행중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백악기 말기 공룡대멸종을 비롯한 지구의 5대 대멸종 중에는 생물종의 60~70% 이상이 사라졌다.
미국 마노아 하와이대학교의 태평양생명과학연구센터(SOEST) 연구교수 로버트 코위 박사 주도 국제연구팀은 1500년 이후 약 200만종의 지구 생물 중 7.5~13%, 즉 15만~26만종이라는 어마어마한 종이 이미 멸종했으며, 이는 전적으로 인간활동에 의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달팽이를 비롯한 연체동물에서 얻은 추정치를 토대로 진행됐다. 논문의 주요저자 로버트 코위 박사는 "멸종 생물종의 급격한 증가와 동식물 개체 감소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지만, 일부는 아직 이런 현상이 대멸종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는 포유류나 조류에만 집착하고 생물다양성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무척추동물을 무시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무척추동물이 6차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열쇠"라고 밝혔다.
실제로 무척추동물은 동물 종의 약 95%를 차지한다. 포유류와 조류 중심으로 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올라있는 멸종위기종은 882종(0.04%)에 그쳐 큰 이번 연구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무척추동물 외에도 식물의 멸종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물의 멸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로 나타났지만 무척추동물과 마찬가지로 멸종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6차 대멸종을 부인하거나, 6차 대멸종을 인정한다 해도 인류도 자연의 일부로서 새로운 진화 과정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시각에 대해 "인간은 생물권을 대규모로 조작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라며 "우리는 외부 영향에 따라 진화하는 종이 아니며, 우리 미래와 지구의 생물다양성에 대해 의식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코위 교수는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웅변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개선책이 존재하고 정책결정자의 관심을 끌고 있음에도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아예 부인하거나 아무런 조처 없이 받아들이고 심지어 고무하는 것은 인류의 공동 책임을 폐기하고 지구가 6차 대멸종을 향해 슬픈 궤도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길을 닦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지난 10일(현지시간) '6차 대멸종: 사실, 소설 혹은 추정'을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바이오로지컬 리뷰(Biological Review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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