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없애면...지구온난화 3~5년 내 멈춘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4 15:03:27
  • -
  • +
  • 인쇄
[CCNOW 웨비나] 기후 과학자들 "아직 안끝났다"
지나친 '기후 패배주의' 경계...'1.5℃' 불가능 안해


탄소배출에 발빠르게 대처만 한다면 지구온난화가 3~5년 이내 종식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후과학자들은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언론인들의 국제공동기획 '커버링클라이밋나우'(CCNow·Covering Climate Now)가 주최하는 웨비나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행사는 이달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기후과학 연구분야 최신 동향을 정리하려는 취지에서 열렸다.

패널로 초청된 기후과학자는 '신기후전쟁'의 저자 마이클 만(Michael Mann)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와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국제기후변화개발센터(ICCCAD) 살리물 허크(Saleemul Huq) 소장이다. 두 전문가는 전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한다면 이르면 3년내 기온상승폭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기후위기는 이미 돌이킬 수 없고, 손쓸 방도가 없다고 생각하는 패배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간 기후위기에 대한 극단적인 전망들이 쏟아져나오면서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설정한 인류생존의 마지노선 '1.5℃ 목표'를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미 지구기온은 1.1°C 오른 상황이고,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다 해도 생태계가 파괴된 탓에 30~40년간 기온상승폭이 안정화에 접어들지 못한 채 최악의 경우 2.4°C를 향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마이클 만 교수는 "우린 아직 끝장난 게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기존 기후모델들이 이산화탄소 흡수원의 역할을 간과했다고 짚었다. 기후모델이란 대기, 해양, 지면 등 기후시스템을 구성하는 각 요소들을 설명하기 위해 기후 요소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물리, 역학적인 수치 방정식으로 단순화 시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수치모델을 의미한다.

만 교수는 이를 부엌 싱크대가 작동하는 원리와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배수구가 막힌 채 싱크대의 수도꼭지를 틀어놓으면 물이 차오르지만, 수도꼭지를 멈추면 물 수위가 그대로 유지되고, 배수구를 연다면 물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배수구가 곧 이산화탄소 흡수원이 하는 역할"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배수구가 열려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에만 집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살리물 허크 소장은 ICCCAD가 위치한 방글라데시가 "기후변화에 가장 큰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가장 잘 적응한 국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인구 1억7000만명의 방글라데시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고, 국토 3분의 1이 저지대이면서 강에 둘러싸인 삼각주이기 때문에 홍수가 빈번해 기후위기에 어느 나라보다 취약하다.

잦은 홍수와 사이클론으로 바닷물이 흘러들어오면서 농작물 피해가 컸던 방글라데시는 최근 내염성 벼품종을 개발하거나 '떠다니는 논밭'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허크 소장은 "적응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어느 시점을 넘어서게 되면 주민들은 떠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원인인 지구온난화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이번 세미나를 진행한 CCNow 공동창립자 마크 허츠가드(Mark Hertsgaard)는 이번 분석이 기후위기에 관한 담론을 3가지 차원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먼저 심리적 차원에서 대중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무력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실질적으로 해결이 가능한 일로 여겨지면서 투표나 시위 등 시민들의 행동에 탄력이 붙게 된다. 둘째로 이는 자연스레 정치권을 변화시킨다. 허츠가드는 결국 이같은 움직임이 결과적으로 정책을 변화시키면서 기후위기에 따른 최악의 상황을 만회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기후/환경

+

공장지붕 태양광 보급 '속도낸다'...첫 민관 간담회 개최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공장지붕을 활용한 태양광 확대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22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지

동짓날 캄캄한 밤하늘...수십개 별똥별 떨어진다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인 22일 새벽, 북극성 부근에서 떨어지는 수십개의 유성우(별똥별)를 관찰할 수 있다.이번에 떨어지는 별똥별은 작은곰자리

범국가 기후테크 스타트업 발굴...'넷제로 챌린지X' 통합공고

기후테크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정부의 프로젝트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범국가 탄소중립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