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 속 초과수익률 달성..."친환경 테마 펀드가 대세"
2021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의 저변이 확대되는 시기였다면, 2022년은 'ESG 옥석'을 가려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 ESG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이같은 내용을 담아 2021년 하반기 국내 ESG펀드의 동향 및 성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ESG펀드는 규모와 수익률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국내 ESG펀드는 2021년 하반기 기준 총 116개로 전년대비 56개 증가했다. 순자산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상반기 대비 4.69% 성장한 7조9064억원에 달했다. 국내주식형 ESG펀드만 놓고 보면 3737억원(20%)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3조4232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ESG펀드의 이같은 성장세는 일반펀드의 전체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약진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실제로 2021년 하반기 국내주식형 일반펀드는 4조3034억원이 유출돼 상반기 대비 14% 감소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ESG펀드는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2021년 하반기 기준 국내주식형 ESG펀드의 수익률은 -3.30%로 KOSPI(-9.68%) 대비 6.38%p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OSPI200(-10.17%)과 비교하면 6.87%p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1년을 기준으로 하면 국내주식형 ESG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6.05%로 KOSPI(3.63%)와 KOSPI200(1.23%)보다 높다.
보고서는 ESG펀드 가운데에서도 친환경 테마 펀드가 대세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2021년 신규 출시·변경된 ESG펀드중 27개(46.55%)가 친환경 테마 펀드였고 자금유입 또한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 친환경 테마 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환경 테마 지수로 KRX Eco Leaders 100·KRX/S&P 탄소효율그린뉴딜·KRX 기후변화 솔루션 지수를 출시한 바 있으며, 이를 추종하는 ETF로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외에도 수소경제·친환경차·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테마의 친환경 지수와 펀드가 출시되고 있어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유럽에서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제(SFDR)가 시행되면서 ESG펀드의 재정의·재분류가 이뤄지고 있다. SFDR은 금융기관의 투자·금융상품 등을 공시할 때 지속가능성 정보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제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기존에 대동소이했던 ESG펀드의 투자전략이 점차 다양화되고 세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ESG펀드 공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ESG펀드의 투명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규모와 수익률에 비해 ESG성과 자체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스틴베스트 조사결과 국내 ESG펀드의 평균 ESG점수는 KOSPI200을 추종하는 KODEX200의 ESG점수보다 소폭 낮았으며 28.57%(14개)의 펀드가 KODEX200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서스틴베스트는 ESG 투자를 표방하는 ESG펀드의 성과가 시장보다 낮다는 점에서 ESG워싱(ESG Washing)의 우려가 있으나, 단기적인 ESG점수만으로 ESG의 진실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 투자 수요의 증가세가 뚜렷하게 예상되는 가운데, 점점 더 '진짜 ESG'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ESG 전략이 요구되고 있으며, 투명한 펀드 정보 공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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