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영구동토, 북극보다 기후변화에 더 취약
1년 내내 얼어있는 고산지대 영구동토층이 북극 영구동토층보다 더 빠르게 녹으며 지구온난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아리조나대학·중국 베이징대학의 연구진은 현재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안했을 때 향후 북극 영구동토층 면적의 20%, 고산 영구동토층 면적의 60%가 손실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구 영구동토층에 저장된 탄소 양은 무려 1500조 그램으로, 대기중 저장량보다 2배나 많다. 이 가운데 85조 그램의 탄소가 고산지대 영구동토층에 저장돼 있다. 고산의 영구동토층은 북극에 비해 연구가 상대적으로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이 북극처럼 녹으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배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고도가 높은 저위도 고산지대는 고위도 북극지역보다도 대기중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효과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산지대가 면적대비 잃는 영구동토층의 비율이 더 크며, 지구온난화에 따른 잠재적 탄소배출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규모 및 탄소저장량이 훨씬 큰 북극 영구동토층에 많은 관심이 집중돼 왔지만 고산지대의 기후변화 취약성에 대한 연구도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 주요저자인 펑 청 중국 베이징대학 교수는 "고산지대 영구동토층의 안정성을 관찰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전문가들은 영구동토층이 녹은 미래의 기후가 과거 플라이오세(신생대 제3기) 중기와 유사할 것으로 보았다.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해 현재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해당 시기와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티베트 고원의 호수에서 형성된 탄산염을 이용해 플라이오세기(530만~260만년 전)와 플라이스토세기(260만~1만1700년 전)의 기온을 추정했다. 1만5400피트 이상의 고도에 위치한 티베트 고원은 지구에서 가장 큰 고산 영구동토층 지역이다. 이 고원의 호수에서 자라는 조류가 수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호수의 산성도를 감소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미립자 상태의 탄산염이 형성된다. 그리고 이 탄산염은 형성됐을 당시의 온도가 반영돼 과거 기온을 측정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플라이오세기의 지구기후를 모델링한 결과, 연구진은 해당 시기 티베트 고원뿐만 아니라 전세계 많은 고산지대가 평균적으로 영상기온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연구 공동저자 카말라 가르지오네 미국 애리조나대학 박사는 플라이오세기가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에 지구가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시스템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어 아직 대기중 이산화탄소 증가의 영향을 뚜렷하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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