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급락 코인판 리먼사태?....전문가들 "자연스런 솎아내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6 16:30:49
  • -
  • +
  • 인쇄
비트코인 나흘만에 3만1000달러대 복귀
"진정한 스테이블코인 솎아내는 과정일뿐"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이에 연동되는 암호화폐 루나가 며칠 사이에 급락하면서 '코인판 리먼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거품이 걷히면서 자연스러운 시장보정 수순을 밟고 있을 뿐 암호화폐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16일 비트코인은 1개당 3만1000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지난 12일 루나·테라의 대폭락 이후 나흘만의 회복이다. 지난주 암호화폐 시장은 루나와 테라의 영향으로 전체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약 385조원)가량 증발했다. 1달러로 가치가 유지되도록 설계된 테라의 알고리즘이 깨지면서 루나 가격은 99% 넘게 폭락했고, 이 여파로 한때 비트코인은 2만50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테라는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일종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안정성을 높인 암호화폐로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중앙화된 발행 주체가 달러나 유로 등 법정화폐 비율을 1:1로 유지하는 '중앙화형',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계약에 예치된 자산을 담보로 하는 '자산담보형', 자매토큰을 발행하거나 소각해 가격을 유지하는 '알고리즘 기반'이 그것이다.

테라는 이 가운데 가격이 1달러 이하일 때 자매코인 루나가 테라를 사들이고, 반대의 경우 테라가 루나를 사들이는 알고리즘이 적용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해당한다. 테라폼랩스는 수요를 올리기 위해 '앵커프로토콜'(Anchor Protocol)이라는 고금리 상품을 제공해 테라를 예치하면 약 20%의 연이자를 지급했다. 하지만 예치 이자를 받으려는 수요가 대출하려는 수요보다 많았고, 이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테라는 지원재단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를 조성해 준비금을 마련했다.

그런데 지난 8일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루나를 빨리 받아 팔려는 투자자들이 몰렸고,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가 벌어졌다. 은행예금은 이같은 문제를 예금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테라는 민간 블록체인 기업이 이를 보증하고, 준비금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내렸다. 결국 테라 가격은 1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1대1 페깅(연동)이 불가능한 암호화폐는 스테이블코인으로서 가치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테라 투매에 나서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충격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시가총액이 832억달러(약 106조원)인 스테이블코인 업계 1위 테더와 487억달러(약 63조원)로 2위인 USD코인(USDC)에 비해 테라는 186억달러(약 24조원) 규모로 상대적으로 작아 충격이 빠르게 확산돼 시장 전체에 연쇄작용을 낳는 '금융전염' 효과가 낮기 때문이다.

또 '알고리즘 기반'의 테라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비교했을 때 결이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달러 등 실물자산이 뒷받침하고 있는 테더나 USDC와 달리 자체 프로토콜 토큰의 발행량 증감과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들은 특히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씨가 된 구조화 상품과 비슷하다"며 "이름과 달리 안정적이지 않다. 법정통화의 뒷받침을 받는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별개의 명칭으로 불려야 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청문회에서 "테라의 뱅크런 사태를 알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통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현재 규모로 봤을 때 이번 사태가 기존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칠 만큼 크지 않다"고 밝혔다.

테더의 공동창립자 리브 콜린스는 테라의 폭락에 대해 "상승장이 있어야 대유행을 이끌어내면서 돈과 똑똑한 사람들이 몰려들 수 있는 것이고, 하락장이 있어야 인파를 걷어내고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는 것"이라며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가 아닌 무엇이 진정한 '스테이블코인'인지 솎아내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