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격거리 해소와 지역주민 참여로 보급률 높여야
국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역간 전력 생산과 소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역 에너지 분권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국회의원과 윤준병 의원 주최로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 에너지 분권 강화를 위한 토론회' 참석자들은 현재 7%대에 머물고 있는 재생에너지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에너지 분권을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기후활동가는 국내 신재생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에 대해 "전력소비량 대비 태양광·풍력 발전비중이 5%가 넘는 지역은 제주, 전북, 전남, 강원, 경북 단 5곳뿐"이라며 "국내에서 전력소비량이 가장 많은 경기도와 서울의 재생에너지 자급률은 1% 미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같은 전력 생산·소비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지역 주도로 에너지전환을 실행하고 전담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면서 "이 역할을 전담하는 '지역 에너지센터'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설치근거와 역할을 명시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11곳에 지역 에너지센터가 설립됐다.
뒤이어 발제를 맡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윤성권 부연구위원은 "지자체가 중앙정부 예산을 받기 위해 지역마다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역별 가용 에너지원이나 특성 등을 분석하지도 않고 중앙정부 정책만 그대로 따르다보니 천편일률적인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역 에너지분권을 실행하려면 조직과 예산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위원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많은 지역주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발전이익에 공유할 수 있는 주민참여 제도도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제도를 마련한 나라들이 많다. 윤 부연구위원은 "덴마크는 2020년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에서 4.5k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20% 이상 지분참여 권리를 의무적으로 보장하는 제도를 시행했다"며 "독일, 영국 등의 유럽국가에서도 재생에너지 기반의 지역에너지 협동조합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수자원공사가 합천댐에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면서 주민참여 방식으로 이끈 사례도 있다.
윤성권 위원은 주민참여 제도의 효과성도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 있는 주민참여형(펀드형태) 태양광 사업의 20년간 지역경제 활성화 금액은 4억1309만원"이라며 "사업비 중 일부만 주민이 참여한 경기도 태양광 사업의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금액은 2억490만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윤종석 정책위원회 산업수석전문위원은 '2040 국가 NDC'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강조하며 "에너지분권 등 재생에너지 확대 기반 마련을 위한 법안 처리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특히 탄소중립 3법(에너지전환 지원법,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을 중심으로 법안 처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동주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연구관은 "기초 지방정부는 에너지관련 권한이 없다"며 "그래서 에너지전환을 위한 능동적 입법으로 나아가기 위한 지역분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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