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지역에 한가지 수종만 심으면 위험

나무심기 운동은 탄소를 포집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여겨졌지만 막무가내로 심을 경우 오히려 환경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메릴랜드 볼티모어 카운티주립대학의 지리 및 환경시스템부 매튜 페이건(Matthew Fagan) 부교수 연구팀은 위성사진으로 2000~2012년 전세계 열대지방의 나무를 분석한 결과 식재된 나무의 14%는 식물이 서식하기 어려운 건조한 지역에 심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나무들은 결국 주변 물까지 빨아들여 기존 생태계를 더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의 나무들이 생물종이 다양한 지역에 심어지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페이건은 "12년동안 새로 심어진 나무의 92%는 생물다양성 핵심지대(핫스폿)에 위치했다"며 "그 중 대부분의 나무들이 하나의 종으로만 심어져 생물다양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본 첼린지(Bonn Challenge)에서 목표하는 재조림(다시 산림을 조성하는 것) 선언 중 45%가 나무심기로 달성되는 만큼, 나무심기의 영향을 충분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본 챌린지는 2030년까지 350만km² 만큼의 산림을 복원하는 세계적인 목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20만배다.
페이건 부교수는 "우리는 나무를 심는 것이 무조건 환경에 도움이 되는 행위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초원과 사바나같은 곳에 나무를 심는 것은 그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나무심기를 무조건적으로 권장하는 경우도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칠레에서는 1974~2012년까지 정부가 나무심기 비용을 지원해줬는데 이로 인해 일부 주민들은 더 수익성 높은 나무를 심기 위해 기존의 숲을 파괴하기도 했다.
페이건 부교수는 "단순히 나무를 심는 행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어디에 심고 그 심은 효과가 다른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며 탄소흡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장소에 있는 나무가 환경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al Sustainabilit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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