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내린 중부지방의 '기습 폭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연천 강수량은 171㎜, 포천은 139.5㎜, 철원은 137.5㎜, 가평은 112.5㎜, 양주는 106㎜에 달했다. 인천은 87.9㎜, 부천은 77.5㎜, 파주도 77.4㎜를 기록했다.
인천의 피해가 극심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119에 접수된 호우 피해신고는 모두 85건이나 됐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인천 계양구 작전동 토끼굴과 미추홀구 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는 이날 낮 12시30분께부터 차량이 통제됐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경찰서 앞과 제물포역·주안역 인근 등 도로 곳곳도 빗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물에 잠겨 시민들이 직접 차를 밀기도 했다.
경기도 연천군 와초리∼신서교차로 사이 3번 국도도 빗물에 잠겨 차량이 통제됐다. 또 포천시 설운동 하천보가 무너져 지자체와 소방 당국이 안전조치 중이며, 파주시 탄현면 금산리 도로도 물에 잠겼다. 오전 11시 20분께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에서 주택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오전 11시 49분께 동송읍 상노리 담터계곡에서 차량이 고립돼 4명이 구조됐고, 비슷한 시간 동송읍 이평리 한 주유소에서는 지하실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빗물 30톤을 빼냈다.
서울지역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낮 12시 13분께 강동구 상일동 한 아파트에서 낙뢰로 인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241세대가 약 40분간 전기를 쓰지 못했다. 또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동대문구 제기동역 인근 보도에는 가로 1m, 세로 50㎝, 깊이 60㎝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1호선 용산역에서는 인천행 열차를 타는 5번 승강장 쪽 에스컬레이터 천장에서 물이 새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송파구에서는 "올림픽공원에 있는 88올림픽 성화가 폭우로 인해 꺼졌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으나, 올림픽공원 측 관계자는 "성화는 가스 연료로 발화가 유지되는데 돌풍으로 인한 가스 누출을 막기 위해 오전부터 사전에 이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어난 강물로 일부지역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주요 댐들도 수위 조절에 나섰다. 한탄강 영평교 지점에는 오후 2시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영평교 수위는 오후 2시 30분 기준 홍수주의보인 3.5m를 넘어선 4.33m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집중호우에 따라 한강의 홍수 조절 최후 보루인 소양강댐 수문 개방을 검토중이다. 방류 시기는 9일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로 예상된다. 만수위가 193m인 소양강댐의 현재 수위는 181.5m를 기록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춘천댐과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 화천댐 등 북한강 수계 댐의 수문을 열고 수위 조절 중이다.
중부지역은 이번주 내내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지금까진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에 많은 비가 왔다면 앞으로는 경기남부·강원남부·충청북부에 강수가 집중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9일 0시를 기해 진천, 음성, 충주, 제천, 단양 5곳에 호우 예비특보를 발효했다. 이 지역은 10일까지 350㎜ 이상 비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남부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폭염이 예고되고 있다. 전남·영남·제주 등 폭염특보가 내려진 남부지방은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2~36도까지 치솟으면서 한증막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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