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가 공기도 오염시킨다..."1km 떨어진 아파트 옥상에서 맹독물질 검출"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21 15:54:18
  • -
  • +
  • 인쇄
환경운동연합 등이 3차에 걸친 에어로졸 조사결과
낙동강 인근 1km 공기에서도 맹독성 물질 검출돼
▲21일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장면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녹조가 강물뿐 아니라 공기도 오염시킨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인근 공기에서는 간과 신경계 독성물질인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이 검출됐고, 이 독소물질은 낙동강에서 1km 떨어진 부산지역 아파트단지 옥상에서도 검출됐다.

21일 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과 대구, 경남, 부산 등 4곳에서 가진 동시 기자회견에서 낙동강 근처 공기에서 '남세균' 독소가 나왔다고 밝혔다. 남세균 독소는 간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있는데 이는 청산가리의 20배~200배에 달하는 맹독 물질이다. 

창원대 환경공학과 김태형 교수팀,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 경북대 신재호 교수팀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일 사이 낙동강 주변 14곳에서 물·공기 시료를 채취해 남세균 독소를 분석했다.  

그 결과, 경남 합천군의 한 저수지에서 최대치인 5337ppb(㎍/L)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낙동강 화원유원지에서도 336ppb가 검출됐다. 이들 마이크로시스틴은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안전한 물놀이 기준인 8ppb의 667.1배와 42.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녹조 독으로 오염된 공기를 포집하는 모습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11곳에서 채집한 공기 시료 중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1m3당 최소 0.1나노그램(ng, 1ng=10억분의 1g)에서 최대 6.8ng이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경남 김해시 대동 선착장 배위가 가장 높았고, 본포생태공원이 4.69ng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평균이 0.052 ng/m3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낙동강에서 1.17km 떨어진 부산의 한 아파트단지 옥상 공기에서도 1.88ng/m3 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는 미국 뉴햄프셔주 강 공기중 검출된 마이크로스틴 최저농도의 144.6배에 해당되는 수치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번 낙동강 남세균 에어로졸 조사는 국민생활과 직결된 지점에서 3차에 걸쳐 진행됐다"며 "피부 독성, 경구 독성보다 더 강한 유해성을 지닌 마이크로시스틴이 주민들의 강변공원 시설, 자전거 도로, 아파트단지 등에서 검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해 남세균의 공기중 위험 범위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광범위할 수 있다"며 "이에 정부는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민간단체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위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美트럼프 집권 대비?...첫 외국인 CEO에 성김까지 '파격인사'

현대자동차그룹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함에 따라, 미국의 차기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해수부,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 2배로 늘린다

해양수산부가 오는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어업 규제를 절반으로 줄인다.13일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해양수산

빙그레, 영업용 냉동 탑차 전기차로 전환한다

빙그레가 친환경 사업장 구축을 위해 영업용 냉동 탑차를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12일 밝혔다.이번에 전환되는 차량은 빙그레의 영업소에서 빙과 제품

셀트리온, ESG 경영활동 일환으로 야생조류 보호활동 전개

셀트리온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시민단체인 인천녹색연합과 공동으로 야생조류 보호 ESG 활동을 전개했다고 11일 밝혔다.이번 행사

[알림] 돌아온 트럼프와 美 에너지정책 전망...25일 'ESG포럼' 개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미국의 에너지 정책기조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세계는 미국의 변화에 영향을 받

울산시, 내년부터 공공 현수막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

울산시가 2025년 1월부터 시청의 전 부서와 출자·출연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행정용과 행사·축제 홍보용 현수막(현수기)을 친환경 소재로 전환

기후/환경

+

트럼프가 '바이든 기후정책' 철폐하면...美 '500억달러' 수출 손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했던 기후정책을 전면 철폐하겠다고 나서는 가운데 미국이 기후정책을 철폐하면 엄청난 재정적

11월인데 아직도 여름...中 광저우, 30년만에 '가장 긴 여름'

중국 광저우의 기온이 11월 중순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여름 기온에 머무르고 있다. 여름과 가을을 구분짓는 기준치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르포] "폭염에 잣 수확량 95% 줄었다"...가평 잣 농가들 '한숨'

경기도 가평군 축령로에 있는 한 잣 공장. 수확철 막바지여서 잣 탈각기는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탈각기를 바라보는 농부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

[COP] "기후재원 연간 1조달러 필요"...선진국 서로 눈치만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고 있는 빈곤국들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기후재원이 2030년까지 매년 1조달러(약 1402조8000억원)라는 진단이 나왔다.아제르바이잔

임차인도 영농형 태양광 사업 가능...'농지법' 개정안 발의

농작물을 경작하면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확대를 지원하는 '농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개정안은 농업진흥지역 밖의 농지에 태양

스페인 하늘에 '구멍'...역대급 폭우 2주만에 또 폭우

넉달치 비가 하루에 내리면서 역대급 피해를 입었던 스페인에서 또다시 폭우가 내려 동부와 남부 학교가 폐쇄되고 주민들이 대피했다.13일(현지시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