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연봉의 2~3배…국민 대다수는 고통"
현대오일뱅크가 2022년 연말 성과상여금 1000%를 지급한 건에 대해 '횡재세' 도입이 필요한 이유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여성과금은 작년 600%에서 400%p가 늘어난 1000%"라며 "지난해 1000% 이상의 연말 성과상여금을 지급했던 나머지 3개 정유사들도 현대오일뱅크보다 더 많은 연말 상여금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혜인 의원은 "기업 실적이 월장해서 임직원들이 그 과실을 나누는 것은 미담이지만 덕담을 건네야 할 새해 벽두에 이 소식을 접한 저의 마음은 무겁다"면서 "대부분 산업과 대부분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가 미담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코로나19 경제위기 동안 실업과 임금 삭감이 불안정 비정규직에 집중됐다는 게 용 의원의 설명이다. 2020년~2021년 국세청 근로소득 자료에 따르면 꾸준히 개선되어 오던 분배지표가 2년 연속 악화했다.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정유사 임직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1년치 급여의 2~3배 가까이 되는 연말 상여금을 챙긴 것이다.
이에 용 의원은 "횡재세 얘기를 또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횡재세가 도입됐다면 예년보다 월등히 늘어난 정유사와 은행의 이윤, 즉 세법상 '초과이득'에 대해 실효세율 30% 수준에서 횡재세가 부과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유사는 이 특별 법인세 부담을 고려해 임직원에 대한 상여금 수준을 지금보다는 낮췄을 것"이라며 "대신 수조원에 이를 세수가 에너지와 금융 취약계층의 고통을 경감하고, 쓸만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펼치는 데 재원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횡재세'는 경영혁신이 아닌 경제환경의 급변으로 기업이 자신의 노력과 무관하게 벌어들인 막대한 횡재이익의 일부를 사회가 환수해 공익적 용도로 활용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한 지난 2년간 식품 및 에너지 기업의 자산은 4530억달러(약 582조원)가량 증가했다. 그럼에도 전세계적으로 거둬들인 부유세 수입은 전체 세수의 4%에 불과하다.
이에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기업들이 코로나19 특수로 벌어들인 초과이익의 30~40%가량을 환수하는 횡재세를 도입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8월 용 의원이 정유 4사와 16개 은행에 대해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한국판 횡재세' 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2022년 횡재세 도입은 무산됐다.
용 의원은 "횡재세는 경제 정의에도 부합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도 제고한다"며 "횡재세는 '그들만의' 횡재 잔치를 국민 모두의 성과 공유로 전환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2023년에는 소수의 횡재가 대다수의 고통과 소외가 되는 불의와 비효율이 시정되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누군가 상여금을 듬뿍 받았다는 소식이 모두의 미담이 되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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