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해상무역 0.8% 규모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지인 항구가 자연재해로 매년 670억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월 야스퍼 베르슈르(Jasper Verschuur) 영국 옥스퍼드대학 지속가능개발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전세계 항구 1340곳의 물리적 피해비용과 그로 인한 무역 손실을 추정한 결과 전체 재정손실의 경우 고소득국가의 대형항구가 가장 크지만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는 해상무역에 의존하는 저소득국가가 가장 크게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 매년 손실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5개 항구는 휴스턴(1억 6900만 달러), 중국 상하이(1억 3300만 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1억 2300만 달러), 멕시코 라자로 카르데나스(1억 1100만 달러) 및 프랑스 루앙(9900만 달러) 순이었다. 항구의 절반가량이 연간 최소 100만달러의 손실을 입고 160곳은 최소 1000만달러, 21곳은 최소 5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총 전세계 해상무역의 0.8%에 달하는 670억달러가 매년 자연재해로 손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베르슈르 박사는 대규모 항만일수록 규모와 교역량이 많아 자연재해로 인한 금전 손실이 커지지만 이러한 항구는 경제가 다양화된 국가에 위치하고 있어 피해복구, 인프라 및 복원력 개선 등 피해를 완화할 자원이 풍부하다.
반면 섬나라와 저소득 해안국가는 대체로 해상무역 의존도가 크고 인프라가 오래됐으며 사전에 취약성을 식별하고 손상을 복구할 자원이 적다. 이 때문에 북마리아나 제도, 기니비사우, 괌, 필리핀, 도미니카의 항구에서 자연재해 피해비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된 항만 대부분은 매년 최소 1건, 이 중 약 절반은 매년 4~5건의 자연재해를 경험했다. 멕시코 만과 서태평양 등지에서는 대부분 홍수와 열대성 사이클론에 피해를 입었으며 일본, 칠레 그리고 지중해는 지진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전세계 모든 항구를 분석하지는 못했으나 조사한 데이터베이스가 연간 해상무역량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저지대 해안과 강에 위치한 항구는 다양한 자연재해에 노출돼있어 기반시설 및 도로, 전선이 손상되거나 항만근로자와 입출항하는 선박들이 위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해로 무역이 중단되거나 둔화될 경우 그 손실도 항구로 돌아간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 그 손실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항구는 인프라의 설계와 운영에서 여러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베르슈르 박사는 이번 분석이 미래 재해로부터 항구의 피해를 완화하고 글로벌 공급네트워크를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이번 분석이 항만 당국과 지역정책입안자들이 기존 항구에서 재해방지조치가 필요한 지점을 파악하고 신규 항구를 건설할 때 재해비용을 고려할 필요성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커뮤니케이션어스앤인바이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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