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야 밟은 고향땅…시리아 난민들의 비극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9 12:20:54
  • -
  • +
  • 인쇄
내전 피해 간 튀르키예 지진 희생
국제 원조 대신 시신 가방만 도착
▲튀르키예에서 지진으로 사망한 시리아 난민들의 시신을 전달받은 시리아 사람들(사진=연합뉴스)

내전의 공습을 피해 튀르키예로 피난을 떠났던 시리아 난민들이 지진으로 싸늘한 주검이 된 채 고향 땅으로 돌아왔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통제소 바브 알하와를 통과한 시리아인 시신은 85구에 달했다.


8일에도 수십 구의 시리아 난민 시신이 더 넘어왔다. 시신은 검은색 시신용 가방이나 파란색 방수포, 형형색색의 담요에 싸인 채 승합차 뒤에 실려왔다.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붙인 이름표만이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시리아에서 가족의 시신을 기다리던 아흐마드 알 유세프(37)는 "시리아에서 죽지 않은 사람은 튀르키예에서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촌의 딸인 13세 소녀 야라 이브나야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사촌 가족들은 지난 2013년 내전이 격화되자 고향을 떠나 튀르키예 국경에 가까운 시리아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튀르키예로 건너갔다.

내전이 이어진 지난 12년 동안 더 안전한 곳에 정착하기 위해 튀르키예로 피난을 간 시리안 난민은 약 400만 명에 달한다. 다른 수백만 명은 요르단, 레바논, 유럽 등으로 흩어졌다.

국경에 있는 사르마다 인근에서 천막생활을 한다는 아흐마드는 "우리는 죽은이들이 돌아오길 바란다"며 "그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들 사이에 묻히길 원한다"고 전했다.

10여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야라는 할머니가 사는 마을 공동묘지에 묻힐 예정이라 알려졌다.

이밖에도 튀르키예에서 죽은 시리아 난민들의 시신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시리아에 남아 있는 일가는 SUV와 픽업트럭을 몰고 와 추위 속에서도 밤새 기다렸다. 죽은 가족과 친척의 마지막 가는 길을 예우하고 마지막 안식처를 주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로 들어가는 유일한 국제사회 원조 통로인 바브 알하와에서는 지난 6일 지진 발생 후 사흘째 구호품 대신 시신 가방만 통과하고 있다.

바브 알하와 미디어 센터 책임자 마젠 알루쉬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튀르키예에서 사망한 우리 국민들의 시신을 수습해 고향에 묻어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진으로 바브 알하와 주변 도로도 차단되고 튀르키예 내에 있던 구호단체들도 지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금융, 다문화자녀를 위한 '우리아트스쿨' 참여기관 모집

우리금융이 '2025년 우리아트스쿨'에서 다문화자녀를 대상으로 미술교육을 진행할 기관을 모집한다.우리금융그룹의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다문화자녀

패션업계 그린워싱 잡는다…공정위, 자라·미쏘·스파오 등 제재

패션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친환경적인 표현을 쓰며 거짓 광고를 하는 이른바 '그린워싱' 혐의로 잇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공정위는 표

국내 제조사 62.7% "탄소중립 정책은 규제"로 인식

국내 제조업 3곳 중 2곳은 현행 탄소중립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에서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공공기관과 손잡고 '자립준비청년' 지원한다

우리은행이 공공기관과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나선다.우리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활복지개발원과 함께 '취약청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코오롱ENP,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

코오롱ENP가 인천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에 나섰다. 코오롱ENP는 14일 임직원 40명과 함께 첫 공식 반려해변

'우유·주스팩 수거해요'...카카오·환경부 '종이팩 회수서비스' 나선다

일반 종이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나 주스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카카오가 손잡고 종이팩 회수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카카오

기후/환경

+

"올해 전기차 판매 2천만대 돌파예상...신차 판매 25% 차지"

올해 전기차는 신차 판매량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현지시간) '2025년 세계 전기차 전망 보고서'(Global EV Outloo

지구 9가지 한계선 중 6가지 '위험상태'...되돌릴 5가지 방법은?

인류 생존을 위한 지구는 이미 한계선을 넘어 위험한 상태지만, 지속가능한 정책을 펼친다면 지구를 2015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

남성 온실가스 배출량 여성보다 26% 많다...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요인이 자동차 운전과 육류 섭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온딘 버

작년 우주쓰레기 3000개 발생…매일 3개씩 지구로 추락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

[새 정부에게 바란다] "화석연료 퇴출...확실한 로드맵 필요"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훼손된 산림 회복속도 길어진다..."기온상승과 수분부족탓"

나무가 훼손된 산림이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