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엄마·딸 173시간만에 생환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강진으로 3만7000여명이 숨진 가운데 골든타임이 지났음에도 기적처럼 구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 카라만마라슈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지진 발생 185시간 만에 10세 소녀 아이카 세플린이 구조됐다. 카라만마라슈주는 이번 튀르키예 지진의 2차 진앙지로 규모 7.5의 강진이 덮쳐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 중 하나다.
또 이날 남부 하타이주에서도 67세 남성 후세인 베르베르가 한 아파트 단지에서 생존이 확인돼 무사히 구조됐다. 우구르 이브라힘 알타이 튀르키예 코니아 시장은 소셜서비스(SNS)에 "우리 구조대가 67세 후세인 삼촌을 구조했다"며 관련 구조 영상을 올렸다.
보통 재난 상황에서 '골든타임'(72시간)을 넘으면 생존이 어려워 구조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100시간도 훌쩍 넘은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앞서 이날 하타이주에서 13세 소년이 무너진 건물 더미 아래에서 182시간 만에 구조됐고, 카라만마라슈에서도 173시간 만에 잔해 속에 묻힌 한 여성과 어린 딸, 아기의 생존이 확인됐다. 또 지진 진앙지인 가지안테프에서도 40세 여성 시벨 카야가 붕괴된 아파트에서 170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밖에도 현지매체를 통해 골든타임을 넘어 구조된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이처럼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환에 대한 희망은 점차 잦아들고 있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AP 통신에 현시점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레이노소 교수는 "잔해에 갇힌 사람은 5일이 지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에는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강진이 발생한 지 8일이 지났다.
한편 지난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 3만1643명이 숨졌고 시리아에서 나온 사망자는 5714명이다. 이날까지 강진 피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총 3만7357명으로 집계됐다.
이미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1000명)의 피해 규모를 훌쩍 뛰어넘어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재난은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7만3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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