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기후금융' 최전선 나서나?...4월 대대적 개혁 예고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3 16:37:30
  • -
  • +
  • 인쇄
4월 세계은행 주총서 '진화 로드맵' 일정 공개
"COP28 주요의제는 세계은행 '녹색화' 될 것"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세계은행이 기후위기 대응를 위해 오는 4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기후금융'의 역할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스베냐 슐츠 독일 연방경제협력개발부 장관은 최근 회담을 통해 세계은행이 전세계 기후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서도록 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논의했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계은행 5대 출자국인 미국과 독일은 24개 세계은행 상임이사국 가운데 가장 강력한 의결권을 행사한다.

앞서 지난 1월 로이터통신은 세계은행 '진화 로드맵'(Evolution Roadmap)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한 바 있다. 보고서는 세계은행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각국의 재건자금을 지원하면서 전세계 빈곤 퇴치를 목표로 설립됐지만, 현행 구조로는 세계적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작성됐다. 기후위기에 따른 개발도상국 손실 및 피해보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및 식량대란, 인플레이션 등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세계은행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진화 로드맵'에는 국가별, 프로젝트별 대출 모델에서 벗어나 민간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현재 자본구조 대비 대출규모를 크게 증가시킨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특히 세계은행은 로드맵에서 "세계가 직면한 도전은 국제사회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세계은행그룹이 개발과 기후금융에서 계속해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주들과 경영진이 힘을 합쳐 세계은행그룹의 자금조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월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기후위기 대응 미흡을 이유로 임기보다 1년 빨리 경질됐다. 이후 일주일만에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아제이 방가 전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가 지명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그는 우리 시대 가장 급박한 도전과제인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금융을 동원할 수 있는 핵심 경험이 있다"며 방가 전 CEO 지명 이유를 밝혔다. 5년 임기로 연임이 가능한 세계은행 총재는 이사회 의결권 지분 16%를 가진 미국이 선임한다.

지난 7일에는 세계은행의 정책금융 지원을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에 부합하는 경우로 오는 7월부터 제한하도록 자금조달 방식이 개정됐다. 다만 명시적으로 제외되는 항목은 '전력 생산에 석탄과 이탄을 활용하거나 채굴하는 경우'로 한정돼 있어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이밖의 원유나 가스 사업을 포함한 잠재적 투자처들에 대해서는 '현격한 배출량 증가에 기여'한다거나 '해당 국가의 저탄소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 등 주관적인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매우 미진한 규정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COP28 의제 설정을 위해 50여개국 기후대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고위급 회의가 진행됐는데, 주요 의제는 세계은행의 '녹색화'(greening)였다. 단 요르겐센 덴마크 기후에너지시설부 장관은 "두바이에서 개최 예정인 COP28 의제 논의 과정에서 대사들의 초점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세계은행의 시급한 개혁에 맞춰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의식한듯 옐런 장관과 슐츠 장관은 4월 예정된 세계은행 주주총회에서 '진화 로드맵'에 따른 1차적인 개혁을 단행하기 위해 명확한 일정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슐츠 장관은 "옐런 장관과 나는 4월 세계은행 주주총회에서 구속력 있는 스케줄을 마련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세계적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개혁에 대한 결정은 올해 안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하나금융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객관성·투명성 강화"

하나금융그룹은 2024년 ESG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열여덟번째로 발간한 올해 보고서에는 '함께 성장하

기후/환경

+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소리없는 살인자 '가뭄'...수천만명 극심한 기아 시달려

기후위기로 전세계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수천만 인구가 기아로 내몰리고 있다.3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가뭄완화센터(NMDC),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국제

그리스, 한달만에 또 '불바다'...폭염 영향으로 산불 빈발

그리스 키오스섬에서 산불이 발생한지 채 한달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크레타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2일(현지시간) BBC방송은 그리스 크레타섬 동

폭우 걱정했는데 장마 이대로 끝?..."빨리 시작하고 빨리 끝나"

엄청난 폭우를 예상했던 올해 장마가 비가 제대로 내리지도 않은 채 2주만에 끝났다. 이처럼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기상예보는 앞으로 일상이 될 것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