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농사 어쩌나?...4월 이상저온에 농작물 냉해로 '몸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7 08: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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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날씨 영하로 곤두박질쳐 꽃눈피해 속출
대봉감 주산지 65% 피해...열매 못맺고 기형돼
▲26일 전북 무주군 덕유산국립공원 내 새순이 돋는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맺혀 있다. 상고대는 따뜻한 수증기를 머금은 구름 등의 미세한 물방울이 영하의 기온에 냉각되면서 나무나 풀에 붙어 생기는 얼음이다. (사진=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4월 날씨가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하면서 전국적으로 냉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충청북도는 갑작스러운 이상저온 현상으로 과수의 꽃눈이 말라죽고, 밭작물 모종이 얼어죽는 등 도내 농작물 냉해 규모가 641.5헥타르(㏊)에 달한다고 26일 밝혔다. 피해 농가수는 1323곳에 달했다.

피해는 과수 농가에 집중되고 있다. 사과 378.5㏊, 복숭아 145.1㏊, 배 32.9㏊, 자두 7.3㏊ 등이 냉해 피해를 입고 있다. 감자·옥수수 등 기타 작물 냉해는 77.7㏊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충북지역 평균기온은 5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초까지만 해도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과수의 개화 시기가 5∼10일 빨랐다. 하지만 4월 7∼8일 기온이 갑자기 영하 2∼3℃로 뚝 떨어지는 바람에 개화했던 꽃들이 다 얼어버리면서 피해가 커졌다.

특히 충북 영동군에서는 3월 20∼25℃ 안팎의 이상고온이 이어지다, 며칠 사이에 최저기온이 영하 4.3℃까지 곤두박칠쳤다. 4월들어서도 8~10일 닷새에 걸쳐 아침기온이 영하를 기록했다.

영동군 농업기술센터 조사결과 영동읍 예전리 배밭은 35%가량 피해가 났고, 심천면 초강리 배밭 피해율도 20%에 이른다. 냉해 입은 꽃눈은 새카맣게 변해 떨어지거나 성장을 멈춰 과일로 성장하지 못한다. 어렵게 열매를 맺더라도 크기가 작거나 기형이 될 가능성이 커 상품성이 떨어진다.

▲암술이 까맣게 괴사한 배꽃 (사진=연합뉴스)


전남 영암군은 이달 13일 이상저온으로 피해가 발생한 임산물에 대해 농가별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7∼8일 사이 기온이 2℃로 뚝 떨어지면서 서리가 내려 농작물과 과수의 냉해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대봉감 주산지인 금정면에서는 재배면적의 65%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대봉감 작목반 민영술씨는 "고지대의 대봉감도 피해를 봤지만, 차가운 냉기류가 모여 빠져나가지 않은 저지대 피해가 더욱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5월을 코앞에 앞둔 26일에도 전북 무주군 덕유산국립공원 내 중봉 능선에 핀 진달래꽃과 산버들나무 등에 상고대가 하얗게 덮여 낯선 봄 풍경을 연출했다. 상고대는 따뜻한 수증기를 머금은 구름 등의 미세한 물방울이 영하의 기온에 냉각되면서 나무나 풀에 붙어 생기는 얼음이다.

국립공원공단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전날 설천봉 정상에 5mm의 비가 내렸고, 아침 기온이 영하 3.3℃로 떨어지면서 향적봉과 중봉 주능선에 3cm가량의 상고대가 생성됐다.

올 4월 평균 기온은 5.6℃로 지난해보다 1.5℃ 낮다. 목요일인 27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 안팎으로 새벽부터 아침 사이 내륙을 중심으로 서리가 내리는 곳이 많겠다.

▲향적봉 정상 탐방로변 상고대로 덮인 진달래 (사진=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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