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바다가 폭염 연장..."터보충전된 기후변화 때문"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8 13:42:52
  • -
  • +
  • 인쇄
미국과 유럽, 중국, 연일 폭염에 시름
엘니뇨와 화석연료 연소로 폭염 악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연일 40℃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후과학자들은 폭염의 장기화에 대해 '터보충전된 기후변화'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참여과학자(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연합의 기후 및 에너지 프로그램 기후과학 연구담당인 브렌다 에쿠르젤(Brenda Ekwurzel) 박사는 "극심한 더위는 살인적"이라며 "사람의 신체가 더위를 오래 견딜 수 없기 때문에 며칠동안 지속되는 폭염은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바로 터보충전된 기후변화"라고 규정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미국 주요 도시 50개로 한정하면 폭염 시즌은 1960년대에 비해 현재 49일 더 길어졌다"며 "문제는 우리의 신체는 기온이 27℃ 이하로 내려가야만 회복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대상으로 2주 연속 '매우 위험한 장기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1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최고기온은 47.7℃에 달했다. 17일 연속 43.3℃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피닉스에서만 열 관련 사망자가 12명 발생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지역은 54.4℃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유럽도 평소보다 기온이 10~15℃ 정도 높고, 전역에서 발달한 고기압으로 인해 매일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현재 지중해 연안국가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지도 40℃ 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하라 사막의 먼지 구름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태양이 바다를 가열해 육지의 폭염을 연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청의 기상학자 레베카 셔윈(Rebekah Sherwin) 박사는 "지중해의 많은 지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25~28℃까지 올라가는 등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해안지역도 한밤 기온이 20℃중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변 육지는 고온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비영리싱크탱크인 ECIU(Energy & Climate Intelligence Unit)의 국제프로그램 책임자인 가레스 레드먼드-킹(Gareth Redmond-King)은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폭염과 가뭄, 폭우와 홍수는 그 여파가 미치지 않는 지역에도 영향을 준다"며 "가령 영국은 극한고온을 겪지 않지만 고온을 겪는 국가들한테서 식량의 25%를 수입하므로 기후재해로 인해 수확량이 타격받으면 가격이 상승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엘니뇨와 더불어 화석연료 배출이 폭염을 더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픈 유니버시티(Open University)에서 환경시스템을 가르치는 레슬리 마본(Leslie Mabon) 박사는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화석연료 배출량을 빠르게 줄이지 않는 한 현재 유럽에서 겪고 있는 폭염과 같은 극단적인 현상은 점점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한기후는 지구의 기후가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온난화 정도가 높아질수록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염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기상청은 유럽 전역의 폭염은 일주일 더 지속될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더 오래 갈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니콜라 맥시(Nicola Maxey) 영국 기상청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앞으로 몇 주동안 날씨 유형에 큰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의 줄리엔 스트로브(Julienne Stroeve) 교수는 "이는 아프리카 북서부에서 남부 유럽까지 뻗어있는 열돔이 제자리에 갇혀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