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이 퍼붓듯 쏟아진 집중호우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119배에 달하는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밥상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침수와 낙과 등 집중호우로 피해가 접수된 농작물 면적은 3만4583.1헥타르(ha)로 집계됐다. 물에 잠긴 농지는 3만4354ha에 달했고, 낙과 피해 농지는 229.1ha 그리고 유실되거나 매몰된 농경지는 574.1ha로 추산됐다.
축산농가 피해도 심각했다. 집중호우로 가축 82만5000마리가 폐사했다. 이 가운데 닭이 76만9100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번 호우로 인한 농경지와 축사 피해는 고스란히 농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농산물 가격은 뛰기 시작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시금치 가격은 4㎏에 5만980원으로 1개월전 1만8240원보다 2.5배 급등했고, 적상추는 4㎏ 2만1360원에서 6만580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사과도 피해를 보면서 가격이 7만7640원으로 지난달 6만3380원에 비해 1만4000원가량 올랐다. 특히 호우 피해가 심했던 대전의 경우 가격이 8만원을 넘어섰다.
축산 도매가격도 안정되던 흐름이 끊기고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폭우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닭고기는 지난달 1kg당 3908원하던 도매가격이 4279원으로 올랐다.
예상치 못한 폭우 피해로 주요 농산물 도매가격이 줄줄이 치솟으면서 당장 이달 소비자 물가흐름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훈 차관 주재로 '집중호우에 따른 농축산물 수급 영향 점검회의'를 열고 집중호우로 가격이 급등한 시금치, 상추, 깻잎, 양파, 닭고기 등을 20일부터 농축산물 할인지원 품목으로 선정, 소비자 물가부담 완화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축산물의 경우 가축 질병 확산도 우려되는 만큼 집중방역을 실시하고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닭고기 공급량 확대를 위해 종란 수입, 계열업체 추가 입식을 지원하는 한편 8월까지 할당관세 3만톤(t) 물량을 도입키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동안 장마가 지속되는 만큼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어촌공사, 농진청, 농협 등 관계기관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또 수급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수급 불안 발생시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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