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자원효율화 기술투자 늘려야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광물의 공급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채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재활용과 자원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싱크탱크 에너지전환위원회(ETC·Energy Transition Council)가 20일(현지시간) 발간한 '에너지전환을 위한 물질 및 자원 요건'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이 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전환광물'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전송할 송배전망은 2억km가 필요하고, 전기 승용차와 상용차 수요는 각각 15억대와 2억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광물의 수요도 65억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리튬과 니켈, 흑연, 코발트, 네오디뮴, 구리 등 6종의 전환광물은 품귀현상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장량은 충분하지만, 채굴광산이 본격 운영되기까지 20여년가량 걸리기 때문에 실제 원자재가 시장에 공급되는 속도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2030년에 이르면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코발트 40%, 구리 10%, 흑연 40%, 리튬 10%, 네오니듐 30%로 벌어질 수 있다. 니켈의 경우 최근 인도네시아 광산에서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공급이 20% 초과될 전망이지만, 채굴 과정과 고순도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탄소집약도가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환광물의 재활용과 자원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450억달러(약 58조원) 수준이었던 에너지전환 광물 투자금액을 2030년까지 연평균 700억달러(약 90조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도 투자 확대를 통해 재활용률과 효율성을 제고할 경우 신규 광물에 대한 수요를 20~60% 절감할 수 있다.
특히 2040년까지 코발트, 흑연, 리튬을 원자재로 삼는 배터리를 80% 회수해 이 가운데 90%를 재활용할 수 있어야 전세계 전환광물 수요의 50%를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광물의 채굴과 정제가 중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 칠레 등 몇몇 국가에 편중돼 있어 공급망 리스크관리 차원에서도 신규 광물 유입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전체 광산지구가 지구상의 주거가능 지역의 0.1%인 10만㎢에 쏠려 있어 수질오염, 토양오염 등 주민수용성 문제, 생물다양성 등 각종 문제에 직면해 있다.
아데어 터너 ETC 위원장은 "리튬과 구리의 공급량이 향후 10년간 급증하는 수요를 쫓아가기 버거울 것"이라며 "정부 규제당국, 생산자, 소비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재활용, 자원효율성 증진에 힘쓰고, 환경 및 사회적 기준을 수립한 뒤 신규 광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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