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접하며 한반도 수직으로 통과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10일부터 한반도를 수직으로 훑으며 북진할 것이 예보되면서 전국적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점검에 나서는 등 그야말로 '태풍전야'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9일 오전 3시 일본 가고시마 남쪽 350㎞ 해상에서 시속 7㎞로 북진하다가 10일 오전 3시 서귀포 동쪽 170㎞ 해상을 지나 통영 남서쪽 30㎞ 해상에 상륙한다.
당초 카눈은 경남과 전남 사이의 남해안에 상륙할 것이 예보됐지만, 이보다 더 서쪽으로 상륙한다. 현재 예상대로면 카눈의 중심은 서울에 매우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위력은 '강'을 유지한 채 상륙할 것으로 보여 폭우와 함께 강력한 바람이 예상된다. 카눈 강풍반경은 300㎞ 이상이어서 사실상 전국이 태풍 영향권으로 강풍이 예상된다.
8일 오전 7시 현재 '카눈'은 규슈 가고시마현 아마미시 동쪽 150㎞ 해상에서 느린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이며,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속 30m다. 일본 기상청은 카눈의 영향으로 9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동안 규슈 남부가 400㎜, 아마미가 300㎜, 시코쿠와 규슈 북부가 25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큐슈를 지난 카눈은 곧장 한반도로 돌진한다. 이 영향으로 9일부터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이 예상하는 강우량은 9~10일 강원 영동에 200㎜에서 많게는 500㎜ 이상이고, 경상권도 100∼200㎜에 이른다. 또 경북 서부 내륙과 울산, 경북 동해안에 300㎜ 이상, 경남 서부 내륙에 400㎜ 이상의 비가 내린다.
대부분의 지역이 90㎞가 넘는 강풍이 불고, 순간풍속이 최대 145㎞에 이르는 지역도 있겠다.
기상청은 '카눈'이 2012년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산바'와 경로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산바'로 인해 영남권에서는 2명이 사망하고 384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바는 상륙시 중심기압이 955hPa(헥토파스칼)이었는데 '카눈'은 상륙시 970hPa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카눈'은 '산바'보다 느리게 움직일 것으로 보여, 산바 못지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태풍이 시시각각 한반도로 다가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8일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장 주재로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16개 관계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석한 가운데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에 따른 기관별 대처계획 등을 논의했다.
중대본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마철 피해 발생 지역과 피해 우려 취약지역에 대해 기관별로 긴급 전수 점검을 통해 위험 요인을 파악해 신속히 안전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해안가 고층 건물, 항만 대형크레인, 간판·첨탑 등 낙하위험물을 고정하거나 제거하고 선박 입출항을 통제하는 등 강풍과 풍랑에 대비해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다.
태풍이 집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시간대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고, 갑자기 물이 불어나는 계곡과 하천지역으로 가지 않아야 하며, 산사태 위험지역은 사전에 대피해야 한다.
한편 제7호 태풍 '란'이 8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남동쪽 15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란은 서진하다가 10일 오전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일본 시코쿠 섬을 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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