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설치횟수에 따라 엔진 이용금을 추가로 청구하려던 미국의 콘텐츠 제작엔진 개발사 유니티가 게임 개발자들의 집단 반발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18일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12일 발표한 '런타임 가격정책'으로 혼란과 불안을 야기해 죄송하다"며 "커뮤니티와 소비자, 고객사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유니티는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과 함께 전세계 콘텐츠 제작자들 대부분이 사용하는 콘텐츠 제작엔진이다. 비교적 낮은 개발 난이도와 저렴한 가격정책 때문에 모바일게임의 70% 이상이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다보니 사실상 독점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유니티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내년부터 게임 설치횟수에 따라 엔진 이용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난리가 났다. 즉 유니티를 사용해 만든 게임이 일정 매출과 설치 횟수를 초과할 경우, 초과 횟수에 따라 개발자가 구독한 요금제별로 추가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니티 플러스' 구독자가 게임을 제작해 최근 12개월동안 20만달러(약 2억6000만원)의 수익과 누적 설치횟수 20만회 이상이면 초과 설치 횟수당 20센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유니티는 "새 요금제는 소급 적용 대상은 아니다"라며 "사용자가 게임을 재설치하거나 부정행위로 설치한 경우 과금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중소개발사와 인디게임 제작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 게임 개발사들은 공식 성명을 내고 가격정책 철회를 요구하거나, 유니티로 제작해 이미 판매중인 인기게임을 스토어에서 내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과금정책 내용과 관련해 10월 국정감사에 김인숙 유니티테크놀로지스 아시아·태평양(APAC) 마케팅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중소개발사에서 일하고 있는 개발자 A씨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개발 프로젝트는 보통 연단위로 기획되기 때문에 이렇게 갑작스러운 요금변경은 중소개발사에겐 큰 타격"이라며 "실제로 일부 개발사는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새로 다시 짜야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도 유니티로 제작된 게임인만큼 단순히 해외 이슈로만 바라봐선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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