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상승세 내년에도 계속될 것"
올 9월 전세계 평균기온은 16.5℃로 기록됐다. 7월~9월까지 3개월 연속 전세계 월평균기온이 최고기록을 경신하면서 엘니뇨 현상이 본격화되는 올겨울 기온상승의 고삐가 완전히 풀려버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기후모니터링 도구 ERA5의 월별 데이터에 따르면 올 9월 전세계 평균기온은 1991~2020년보다 0.88℃ 높았고, 산업화 이전보다 1.7℃ 높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9월은 종전 최고치보다 0.5℃가량 높았고, 역대 9월 가운데 기온 상승폭이 가장 컸다. 1979년 이래 역대 9월 온난화 추세를 담은 ERA5 그래프에 2023년 9월 평균기온 좌표를 추가하자 기울기가 수직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0년동안 10년마다 0.2℃씩 올랐던 9월 평균기온 상승폭이 올해 수치를 입력한 것만으로 10% 늘어난 0.22℃를 기록한 것이다.
ECMWF 연구원들에 따르면 올 9월 전세계 평균기온은 한여름인 예년의 7월 평균기온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처럼 전례없는 상승세는 엘니뇨 현상이 본격화되는 2024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통상 2~7년 주기로 무역풍이 약화될 때 해수온도가 오르는 엘니뇨 현상은 지구 평균기온을 0.2℃가량 상승시킨다. 하지만 올 8월 전세계 평균 해수온도는 20.96℃로, '슈퍼 엘니뇨'로 기록된 지난 2016년 역대 최고 해수온도인 20.95℃를 넘어섰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올 11월 엘니뇨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어 기온 상승폭은 2016년 수준을 한참 웃돌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엘니뇨발 식량위기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엘니뇨로 쌀, 설탕, 팜유 등의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만 피해액이 100억달러에 달했다. 올들어 페루는 수온변화로 멸치가 급감하면서 5개 해안지역에서 조업을 중단시켰다.
엘니뇨는 식량위기를 넘어 세계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5월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연구진은 엘니뇨로 인한 전세계 국내총생산량(GDP) 손실이 84조달러(약 11경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일반적으로 엘니뇨 발생 후 2번째 해부터 영향이 나타나는 만큼 2024년 강력한 엘니뇨 현상으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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