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SG펀드 가운데 원자력의 탄소발자국 및 기후변화 리스크가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국내 주식형 67개 ESG펀드의 포트폴리오 금융배출량과 석탄산업 노출도를 분석해 7일 발간한 '2023년 상반기 ESG 펀드 지속가능성 분석보고서 파트B'에 따르면, 상반기 탄소발자국이 가장 높은 펀드는 '한국투자 ACE 원자력 테마 딥서치 ETF'로 코덱스(KODEX)200대비 2.26배 높은 금융배출량 집약도를 보였다.
이번 분석은 서스틴베스트가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탄소회계금융협회(PCAF)의 방법론에 따라 금융배출량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국내 ESG펀드의 평균 금융배출량 집약도(투자금액 대비 금융배출량)는 0.0845tCO2eq/100만원으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코덱스200보다 낮았다. 이는 동일금액을 투자할 경우 국내 ESG펀드가 코덱스200보다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음을 의미한다.
ESG펀드는 투자설명서 상 투자전략에 ESG 및 지속가능경영 관점을 고려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또 금융배출량이란 투자 또는 대출 포트폴리오에 속한 피투자대상 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한다.
탄소발자국이 가장 높은 '한국투자 ACE 원자력 테마 딥서치 ETF' 펀드는 원전 설계와 감리 용역을 제공하는 한국전력, 원전 부품 제작 및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구성종목 대부분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다. 이 펀드 외에 다른 원자력 테마펀드인 'NH-Amundi HANARO 원자력 iSelect ETF'도 5위를 차지했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서비스 및 바이오 섹터 비중이 높은 펀드들은 탄소발자국이 적어 배출 효율성이 높았다. 탄소발자국이 가장 적은 펀드는 'KCGI 더우먼펀드'였다. 그외 2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친환경 및 ESG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이들 펀드는 모두 국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포스코홀딩스에 투자하지 않고, 한화솔루션이나 씨에스윈드 등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수소경제나 2차전지 테마의 펀드는 탄소발자국이 높은 반면, 신재생에너지 테마의 펀드는 탄소발자국이 낮아, 친환경 테마 안에서도 세부 전략에 따라 온실가스 리스크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다만 수소나 2차전지의 경우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지만 이를 활용한 수소발전 및 전기차는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어, 동종산업 내에서 상대적으로 배출 효율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할 때 기후대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서스틴베스트는 설명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등으로 탄소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등 글로벌 연기금도 석탄산업 관련 기업 투자를 배제하고 있다. GPFG, 네덜란드 연기금(ABP)는 이미 한국전력 투자를 철회한 바 있다.
국내 상장기업 중 국내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을 영위하거나 이들 기업의 주요 주주인 기업으로는 한국전력, GS, 경동인베스트가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비중을 의미하는 석탄산업 노출도를 살펴보면 코스피200의 노출도는 0.99% 수준이었다. 원자력 테마 펀드를 제외한 펀드 대부분의 석탄 산업 노출도가 약 2% 미만으로 크지 않았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기업 중 한국남동발전 등의 비상장 발전 공기업들이 석탄 발전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어, 주식보다는 채권 쪽의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유럽에서는 스위덴 공적연기금(AP4) 등 주요 자산 소유자들이 온실가스 리스크를 반영한 벤치마크를 설정하고 운용성과를 평가할 때 수익률과 더불어 온실가스 리스크를 주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탈탄소 벤치마크 및 석탄 산업 투자 배제 등 온실가스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투자정책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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