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편의성에 중점 두고 개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에서는 배변패드가 큰 골칫거리다. 600만에 달하는 반려가구에서 하루에 3장씩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1800만장의 배변패드가 배출된다. 1년이면 무려 66억장이 넘는다. 게다가 사용한 배변패드를 잠시만 방치해놔도 온집안에 악취가 진동한다. 청결과 위생 때문에 하는 수없이 자주 갈아주다보니 배변패드로 인한 쓰레기는 쌓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반려가구의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주는 '다회용 배변패드'를 개발한 친환경 스타트업이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배변패드 '루플리'를 개발한 (주)차이의발견이 그 주인공이다. 차이의발견 장선경(47) 대표는 "저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배변패드를 손빨래하려면 너무 번거롭고 힘들다"며 "그래서 제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 편의성을 중점에 뒀다"고 강조했다.
차이의발견은 배변패드 개발에 그치지 않고, 내친김에 배변패드를 세탁할 수 있는 전용세제도 개발했다. 또 반려견과 산책길에 벤치에 앉거나 펫카페에 방문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반려견용 산책매트도 판매하고 있다. 장선경 대표는 "제품은 가급적 친환경 소재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친환경 반려제품 품목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악취가 없다···"2년 걸려 특수원단 개발"
이 회사가 개발한 다회용 배변패드는 세탁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외에 악취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이다. 반려동물 3마리를 키우고 있는 장선경 대표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자신이 겪는 불편함을 해결하려다보니 배변패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작은 녹록치 않았다. 무엇보다 반려견 배변패드로 사용할만한 마땅한 원단이 없었다. 장 대표는 "악취가 나지 않고, 오줌을 잘 흡수하고 항균성까지 갖춘 원단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서 결국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면서 "원하는 기능을 모두 갖춘 원단을 개발하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일회용 배변패드는 주로 석유화학 부산물인 '고흡수성 수지'(SAP)를 흡습재로 사용한다. 이 소재들은 재활용도 불가능하지만 매립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게다가 SAP는 인체에도 유해하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어,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비해 특허등록된 루플리의 다회용 배변패드는 SAP를 사용하지 않았다. 일회용 배변패드처럼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될 염려도 없고, 천연성분을 써서 악취까지 잡아준다. 거기에 항균처리로 세균번식 우려도 없어 하루종일 같은 패드에 배변을 수차례 해도 집안에 악취가 풍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반려견이 싸놓은 오줌이 역류하는 것도 방지해준다.
바닥에 닿는 면은 오물이 새지 않도록 방수 기능과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논슬립 기능까지 갖췄다. 장 대표는 배변패드에 논슬립 원단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반려견들이 일회용 패드를 밟고 미끄러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일회용 패드에서 미끄러진 경험을 한 강아지들이 배변패드에 거부반응을 보였고, 이 때문에 배변훈련에 어려움을 겪은 일이 있어, 논슬립 소재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루플리 다회용 패드는 받침대없이 바닥에 그냥 뚝 놔둬도 미끄러질 염려가 없다고 했다.
◇ "하루 1장이면 충분···세탁기 사용도 가능"
다회용 배변패드 '루플리'는 하루에 1장이면 족하다. 또 사용한 패드는 세탁기에 세탁하고 건조기로 말려도 된다. 장 대표는 "기존 일회용 패드의 단점뿐만 아니라 기존 다회용 패드의 사용상 불편함도 해결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했다"며 "1장당 200~300회 세탁해도 멀쩡하고, 3장만 있으면 2~3년 끄덕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제품도 3장씩 묶어서 6만원(대형은 12만원)에 판매한다. 물론 건조기와 삶기 등 열을 너무 자주 가하면 수명이 조금 짧아진다고.
150번이 넘는 원단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개발에 워낙 많은 공을 들여서일까. 이 회사는 배변패드 특성을 감안한 전용세제까지 개발했다. 장 대표는 "다회용 배변패드 론칭 초기에는 고객들에게 과탄산소다로 세탁할 것을 권했는데 직접 해보니 불편해서 전용세제를 개발하게 됐다"며 "전용세제 세척력은 일반세제의 3배에 달하고, 항균력과 소취력 등을 갖췄다"고 말했다. 원료도 EWG(환경워킹그룹) 인증 1등급으로 사용했다.
친환경 제품인만큼 포장에서도 비닐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낱개 판매는 하는 수 없이 비닐포장을 했지만 묶음판매는 비닐을 없애고 콩기름으로 인쇄한 종이패키지를 사용했다"고 설명하는 장 대표는 "포장재로 배출되는 쓰레기 양에 문제의식을 갖고 보관부터 발송까지 전 과정에서 쓰레기를 감축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회사는 반려동물 휴대용 산책매트도 판매하고 있다. 배변패드와 동일한 방수/논슬립 원단을 사용해 세탁기에 돌려도 내구성이 오래 지속된다. 외출시 차량·카페 좌석 등 반려견으로 인한 오염방지 차원에서 반려견이 밟을 자리에 깔아주면 된다. 산책매트는 주문이 들어오면 고객이 원하는 크기에 맞춰 수작업으로도 제작해주고 있다.
현재 이 제품들은 자체 온라인몰 '마이루플리'와 네이버 등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 "반려제품 늘리고 글로벌 출시 목표"
사실 장선경 대표는 2017년 차이의발견 창업 초기부터 반려제품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반려동물 동반여행 애플리케이션(앱) '엔터독'을 론칭한 차이의발견은 2019년 TV동물농장 제작진과 손잡고 관련 앱을 출시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그러면서 앱 수익이 떨어지며 사업은 위축됐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그동안 생각해둔 반려제품 사업을 시작했다.
장 대표가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었던 데는 2005년 창업한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당시 창업했던 회사의 주된 업무는 IR컨설팅 분야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건강악화로 7~8년간 이어왔던 사업을 접고 3년간 휴식기 끝에 재창업할 때도 ESG경영에 기반한 비즈니스모델을 자연스럽게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비즈니스모델 자체가 ESG 성격을 띠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무엇보다 사업성공의 핵심키는 고객과의 소통에 있다고 강조했다. '루플리' 제품상담을 네이버 톡톡·전화 등으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덕분에 재구매율이 50~60%에 달하고, 네이버 고객만족도에서 4.9점을 기록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사업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했다"면서 "현재 세계 각국에서 출시된 배변패드 제품들을 테스트하면서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반려제품 품목도 더 늘려나갈 계획으로 투자유치도 준비중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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