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방송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서비스 철수 이유를 '10배 비싼 망사용료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망사용료'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내년 2월 27일자로 한국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미국 아마존닷컴의 자회사인 트위치는 지난 2017년부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트위치는 글로벌 웹사이트 방문자수 38위이고, 지난해 기준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246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MAU가 230만명에 이르는 '아프리카TV'와 라이브 방송플랫폼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수준이다.
이런 트위치에서 '망사용료'를 언급하며 한국서비스를 접겠다고 하자, 이용자들이 이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서비스(SNS)에서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망사용료를 맹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니 사업을 접는 것이지, 망사용료와 무슨 상관이냐는 비판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망사용료가 비싸다고 비판하는 누리꾼들은 "이통3사가 과도하게 망사용료를 책정했기 때문에 해외CP와 분쟁을 일으키는 것" "판도라TV나 엠엔캐스트같은 국내 CP들이 버티지 못한 이유도 과중한 망사용료 때문아니냐" "기어코 망사용료가 한국을 디지털 갈라파고스로 만들고 있다"는 날선 반응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통3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통3사들은 "트위치 주장은 말도 안된다"며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애꿎은 통신사에게 넘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내에서 '망사용료'를 지불하는 콘텐츠제공업체(CP)가 트위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국가보다 10배 비싸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통3사 관계자들은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트위치가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 경쟁력을 뺏기는 상황에서 네이버 신규 플랫폼까지 등장할 것이 예고되면서 경영 악화에 따른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자사 경영 실패를 통신사 탓으로 돌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사 차원에서 고위 임원 사퇴 등 내부 갈등도 심화된 상황이라 한국 시장에서 떠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위치는 국내 이통사에 지불하는 망사용료가 얼마인지, 해외 어느 나라와 비교했을 때 10배가량 비싼 것인지 등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장의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각 기업별 트래픽에 따라 청구비용이 제각각"이라며 "때문에 트위치가 지불하는 망사용료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트위치의 일방적인 주장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익이 안되니 장사를 접는 건 당연한 일, 경쟁에 밀린 회사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국내 CP들도 망사용료 지불하면서 운영하고 있다" "정확한 정보없이 여론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