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합의 벌써 '헌신짝'?...의장국 UAE "석유투자 확대" 선언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8 12:14:41
  • -
  • +
  • 인쇄

▲ 알 자베르 COP28 의장이 COP28 전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AP/연합뉴스)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국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가 기후총회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혀 눈총을 받고 있다.

국제사회가 COP28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멀어지는 전환'에 최종 합의한지 불과 며칠만에 의장국인 UAE가 '석유투자 확대'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아드녹(ADNOC)은 석유와 가스에 7년간 1500억달러(약 195조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드녹의 CEO인 알 자베르(Sultan Al Jaber) COP28 의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며 "우리는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저탄소 에너지 공급업체로서 계속 행동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결국 시장에서 팔리는 에너지원은 국제 수요를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알 자베르 의장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도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소량의 화석연료는 필요하다고 전망했다"며 "석유 투자를 늘리더라도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세계는 계속해서 저탄소·저유가 석유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을 탈탄소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알 자베르 의장은 "아드녹이 추출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추출량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보유하고 있는 원전에서의 잠재적 추출을 상당부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큰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이 COP28 폐회 직후라는 점에서 적지않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알 자베르 의장 COP28을 비롯 많은 기후회의에서 탄소중립을 외쳤다는 점에서 '이중적'이라는 지적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실제 그는 한 인터뷰에서 "가득찬 협상장을 둘러보면서 새로운 초안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역사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할 정도로 합의 조율에 열성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에 COP28에 참석한 국가들은 회담 직후 "알 자베르 의장이 선진국과 개도국간 의견을 잘 조율했다"며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지만 기다렸다는 듯 '화석연료 확대'를 선언해 빛이 바랬다는 것이다. 

기후운동가들도 UAE를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기후환경단체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의 데이비드 통(David Tong)은 "그는 자신이 이끄는 회사에서 합의 내용을 이행하고 화석연료 퇴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서린 아브레우(Catherine Abreu) E3G 선임연구원은 "모든 화석연료 생산업체는 자신들의 화석연료가 기후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특별한 화석 연료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수십년 동안 그린워싱을 일삼았다"고 일갈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마침내 베일이 벗겨지고 느리지만 확실하게 상황이 바뀔 것이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