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은 되고 학생은 안된다?...'서울의봄' 학생관람 막는 보수단체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1 11:43:57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검찰총장도 단체관람한 영화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하려던 학교들이 보수단체의 시위와 고발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첫 영화다.

21일 기준 931만명이 관람한 '서울의 봄'은 곧 10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 영화를 둘러싼 이념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보수단체들은 영화를 단체관람하려는 학교들을 상대로 "학생들을 선동해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어준다"며 관람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중학교도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했다가 보수단체에 의해 시달리고 있다. 보수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 회원들은 학생들이 학업하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시위까지 벌였다. 해당 중학교는 학생들이 관람할 영화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영화를 보는 다른 학교에도 민원을 넣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포항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5~6학년생을 대상으로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일부 학부모들의 항의로 철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한 용산구 소재 학교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관련 성명을 발표한 실천교육교사모임 간부를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16일 보수단체들의 시위에 대해 "극우적 역사 인식을 관철하기 위한 방식으로 교사의 교육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현 사태에 대해 매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성명을 냈다.

교원단체들은 이같은 보수단체의 행태를 두고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12·12는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며, 학생들이 자기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학교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일부 학교는 교육활동의 하나로 학생들의 단체 관람을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보수단체의 고발 행위야말로 명예훼손이며 사회적 소음"이라며 "고발로 국가 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하라"고 질타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의 긴박한 9시간을 그렸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진의 뛰어난 연기,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호평을 받으며, 누적관객수가 꾸준이 올라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지난 17일 대검찰청 간부들과 함께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한 후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국민 모두의 희생과 노력으로 어렵게 이룩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커넥트포럼] 김익 회장 "탄소중립 실현하려면 전과정평가 필수"

김익 한국전과정평가학회 학회장 겸 스마트에코 대표는 "공급망 관리없이는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익 학회장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한경 대표 "中企 ESG대응, 규제상황부터 파악해야"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통상규제에 대응할 때 어떤 규제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ESG커넥트포럼] 이유수 연구위원 "분산에너지는 에너지 불균형의 대안"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력망 건설의 난항에 따른 전력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려면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ESG커넥트포럼] 석광훈 위원 "트럼프 2기도 재생에너지 혁명 계속될 것"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선언들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석광훈 전문위원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유진 소장 "탄소중립 2.0 시대...한국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탄소중립 2.0 체제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도달해야 할 미래"라며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에 있어 에너지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기후/환경

+

[ESG커넥트포럼] 이한경 대표 "中企 ESG대응, 규제상황부터 파악해야"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통상규제에 대응할 때 어떤 규제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ESG커넥트포럼] 석광훈 위원 "트럼프 2기도 재생에너지 혁명 계속될 것"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선언들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석광훈 전문위원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유진 소장 "탄소중립 2.0 시대...한국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탄소중립 2.0 체제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도달해야 할 미래"라며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에 있어 에너지

[COP29] '1.3조달러' 진통끝 합의...구속력없어 이행여부는 '물음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2035년까지 신규 기후재원을 연간 1조3000억달러(약 1827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1조3000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