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도 단체관람한 영화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하려던 학교들이 보수단체의 시위와 고발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첫 영화다.
21일 기준 931만명이 관람한 '서울의 봄'은 곧 10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 영화를 둘러싼 이념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보수단체들은 영화를 단체관람하려는 학교들을 상대로 "학생들을 선동해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어준다"며 관람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중학교도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했다가 보수단체에 의해 시달리고 있다. 보수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 회원들은 학생들이 학업하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시위까지 벌였다. 해당 중학교는 학생들이 관람할 영화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영화를 보는 다른 학교에도 민원을 넣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포항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5~6학년생을 대상으로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일부 학부모들의 항의로 철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한 용산구 소재 학교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관련 성명을 발표한 실천교육교사모임 간부를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16일 보수단체들의 시위에 대해 "극우적 역사 인식을 관철하기 위한 방식으로 교사의 교육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현 사태에 대해 매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성명을 냈다.
교원단체들은 이같은 보수단체의 행태를 두고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12·12는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며, 학생들이 자기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학교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일부 학교는 교육활동의 하나로 학생들의 단체 관람을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보수단체의 고발 행위야말로 명예훼손이며 사회적 소음"이라며 "고발로 국가 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하라"고 질타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의 긴박한 9시간을 그렸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진의 뛰어난 연기,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호평을 받으며, 누적관객수가 꾸준이 올라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지난 17일 대검찰청 간부들과 함께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한 후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국민 모두의 희생과 노력으로 어렵게 이룩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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