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대기질에 휴교령까지...파키스탄 라호르, 인공강우로 해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2 16:35:08
  • -
  • +
  • 인쇄
▲지난 4일 스모그가 짙게 낀 파키스탄 라호르 거리 (사진=연합뉴스)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나쁜 것으로 유명한 파키스탄의 라호르가 대기질 개선을 위해 인공강우를 시도했다. 인공강우로 대기질이 '반짝' 개선되는데 그쳤지만 파키스탄은 계속해서 인공강우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기후전문가들은 "인공강우가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기질에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주는 인공강우를 뿌려 300 이상이던 대기질지수(AQI)를 189로 떨어뜨려 대기질을 개선했지만 효과는 단 며칠밖에 이어지지 않았다.

인구 1300만명이 거주하는 펀자브의 주도 라호르는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도시 1위에 오르내릴 정도로 대기질이 심각하다. 원래도 대기질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 수년전부터 대기오염은 더 심각해졌다.

12월초에는 학교와 시장, 공원들이 4일간 문을 닫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지난 주말 라호르의 AQI는 건강에 매우 위협할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에 펀자브 주당국은 심각한 대기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남아시아 지역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강우를 시도했다. 주당국은 지난 16일 경비행기를 동원해 라호르 주변 10곳에 인공강우를 뿌릴 수 있는 구름씨(cloud seeding)를 살포했다. 이날 인공강우가 시도된 이후 라호르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험' 수준이었다.

빌랄 아프잘(Bilal Afzal) 파키스탄 환경부 장관은 "구름씨로 유도한 인공강우는 강수량이 매우 부족했지만, 대기질은 단 몇 mm의 비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효과조차 단 며칠만에 사라지고 대기질은 다시 악화됐다.

하지만 주당국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프잘 장관은 "경비행기 1대의 연료비용으로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경비행기 1대당 배출량은 자동차 2~3대가 약 4시간동안 달리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기후전문가들은 "인공강우가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그 영향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기후변화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전 파키스탄 기상청 국장인 굴람 라술(Ghulam Rasul) 박사는 "과도하게 인공강우를 유도하게 되면 우박이나 집중호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인공강우는 대기질을 일시적으로 개선할 뿐, 장기적으로 대기를 오히려 건조하게 만들어 대기오염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리크 아민 아슬람(Malik Amin Aslam) 파키스탄 전 환경부 장관도 "인공강우를 이용하는 것에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강우는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며 "운송, 산업, 녹지 훼손 등 대기오염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인공강우는 중국과 인도, 중동에서 사용되고 있다. 여름에는 식염수를 구름씨로 사용하고, 겨울에는 친수성이 강한 '요오드화은(Agl)' 조각을 구름에 살포해 비를 유도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