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금융기업인 영국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전세계 금융권 최초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경로를 제시한 '넷제로 전환계획서'를 발표했다.
25일(현지시간) 노엘 퀸(Noel Quinn) HSBC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산업에서 탈탄소로 전환하는 것은 어느 한 조직이나 금융시스템의 일부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며 "이번 보고서는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즉 HSBC가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은행 자체뿐 아니라 실물경제와 고객투자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보고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의 일종인 것이다. 다만 이 보고서는 HSBC의 새로운 기후공약이 아니라, 탄소중립 계획의 확장으로 읽힌다. 퀸 CEO는 "HSBC는 안전한 지구를 만드는 데 상업적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권은 기후리스크를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들도 규제기관 및 정부의 지원, 고객투자유치 등 수익성을 보장하는데 필요한 각종 자금 마련책을 고심했다. 이번 HSBC 보고서는 이러한 압박 속에서 은행이 내놓은 첫번째 답안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들은 탄소배출량이 높은 고객 대신 ESG나 지속가능성 투자에 관심있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BNP파리바와 씨티그룹 등 많은 금융기업들은 조직개편을 통해 지속가능투자 고객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등 움직이고 있다.
탈탄소 전환을 위한 은행의 역할은 고탄소 산업이 탄소집약적이지 않은 사업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탄소배출량 감축 신기술에 투자하며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이에 금융권은 HSBC가 이번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해당 역할을 주도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셀린 허바이저(Celine Herweijer) HSBC 최고지속가능성 이사는 "이 전환계획을 통해 HSBC는 탄소중립이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면서 "전환 과정에서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일례로 우리는 아시아 전역의 국영전력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들의 전환능력이 전세계 전환 능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퀸 HSBC CEO는 "HSBC는 전환계획을 발표한 최초의 주요 은행 중 하나"라며 "이 계획이 탈탄소화를 추진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후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탄소중립 계획과 목표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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