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플라스틱 국제협약 개최국인데..."생산감축 적극 나서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15 13:50:40
  • -
  • +
  • 인쇄
협상우호국인데 생산량 4위...신재 감축엔 '신중'
"화학적 재활용 재검토·재활용률 측정 보강해야"
▲15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플뿌리연대 활동가들이 바닥에 잔뜩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둘러싸고 각 단체들이 정부에 전하고자 하는 말이 적힌 말풍선을 들고 있다. ©newstree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려면 플라스틱 제품의 폐기가 아닌 생산 단계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플라스틱 국제협약 개최국인 우리 정부의 역할이 미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해 결성된 15개 시민단체 모임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통해 "정부가 열분해를 중심으로 한 재활용만 강조하며 산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생산감축을 포함한 전주기에 걸친 오염을 규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으로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가장 큰 국제적 기후합의로 평가된다. 이 협약 성안을 위해 오는 23일부터 캐나다 오타와에서 제4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가 개최된다. 오는 11월에는 최종 성안을 목표로 5차 위원회가 우리나라 부산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협약 개최국이자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AC)에 속해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협약이 진행되는 내내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플라스틱을 4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주요 오염 유발국이지만, 신재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이나 폴리염화비닐(PVC) 등 특정 물질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데는 '신중한 접근'을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우리 정부는 생산 감축이 아닌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특히 산업계와 적극적으로 '화학적 재활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제환경단체 GAIA 문도운 정책연구원은 "맥킨지가 지난 2023년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향후 2030년까지 우리 돈으로 50조원을 투자해 설비를 갖춰도 투입한 폐기물 대비 나오는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은 4~8% 수준"이라며 "생산 감축, 리필 시스템 구축, 물질적 재활용 등 효과성이 보장된 해결책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원순환정책은 계속해서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제품의 재활용률은 실제 제품에 다시 투입되는 양이 아닌 재활용시설에 투입되는 무게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이물질이 섞여들어가면 재활용률은 오히려 높게 집계된다. 자원순환연구소 리룹(Reloop) 손세라 연구원은 "추상적 목표가 아닌 측정 가능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며 "바다 속 플라스틱 쓰레기 무게가 해양생물들의 전체 무게와 맞먹을 정도의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조처를 더 미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날 플뿌리연대는 △플라스틱 생애 전주기의 오염규제 및 생산감축 △대체재 전환보다 제로웨이스트(재사용·리필)를 우선할 것 △열분해 재활용을 재검토할 것 △시스템 전환에서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피해를 최소화할 것 △국가별 자발적 목표가 아닌 하향식 공동목표를 설정하되 차별적 책임을 질 것 등을 요구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최근 그린피스가 19개국 1만9000여명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8명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동의했고, 한국인 응답자 75%는 일회용 포장재 금지 동의, 80%는 플라스틱 건강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며 "정부는 산업계가가 아닌 80%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기후/환경

+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