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땀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주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서 선임연구원과 존 로저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공동 연구진은 땀으로 질병과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플렉서블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땀에는 혈액만큼이나 건강상태를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는 물질이 포함돼 있다. 주사로 뽑아야 하는 피와 달리 운동을 한 후 흘리는 땀으로도 충분히 검사가 가능해 주사를 싫어하는 환자의 검사에 용이하고, 의료사고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검사를 하기 위해 충분한 양의 땀이 필요한데, 운동 기능이 떨어지는 환자에게는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진은 약물이 포함된 하이드로겔에 전류를 흘려 약물을 피부 아래에 있는 땀샘으로 전달하는 장치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약물로 땀을 유도해 건강검진에 필요한 충분한 땀을 얻는 방식이다. 장치는 작고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돼 피부에 쉽게 붙일 수 있어 편의성도 높다.
연구진이 이 장치를 이용해 낭포성 섬유증 환자의 땀을 검사한 결과, 병원에서 땀을 채취해 분석한 것과 98% 일치했으며 특별한 부작용도 확인되지 않았다. 낭포성 섬유증은 어린 시기에 나타나는 만큼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병원까지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간편하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땀을 유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하 세포에 약물을 전달하는 방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에 바르는 약은 질병 부위에만 작용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피부 바깥 쪽에 있는 장벽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약효가 늦거나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바르는 약을 피부 아래로 전달하는 기술을 통해 전달률을 높이면 환자의 회복을 돕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기존의 땀 유도 방식의 한계를 해결하고 임상 연구에도 성공했다"며 "앞으로 성인을 포함한 대규모 임상 연구와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지난 2월 29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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