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생산자에게 의류 재활용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의됐다.
24일(현지시간) 조쉬 뉴먼 민주당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의류, 타월, 침구 및 실내인테리어 생산자가 제품에 대한 재사용 및 재활용, 수리 시스템을 시행하고 지원하도록 요구하는 '책임있는 섬유 복구법'(Responsible Textile Recovery Act)을 지난달 미국 최초로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은 주 재활용 부서의 권한에 따라 제조업체가 낭비를 줄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도입해 전체 수명 주기 동안 제품을 책임지도록 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의류·직물 생산업체는 2026년까지 수거 장소, 우편물 반송 프로그램 또는 기타 솔루션을 설계하는 비영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또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입지 않거나 손상된 의류 및 섬유제품을 중고품 매장, 자선단체 등에 배출해야 한다.
해당 법안은 주 의원들뿐만 아니라 환경단체, 도시폐기물 관리업체 및 이케아, 에버레인, 굿윌과 같은 소매업체로부터 150개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았다. 지지자들은 이 법안이 산업을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로 전환시키고 환경에 유익한 생산·소비 기회를 열어 1000개 이상의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안은 이르면 2028년 이후에나 시행될 예정이고 일부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이 소비자 비용을 증가시키고 중소기업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뉴먼 의원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생산자가 부담하는 비용도 의류·직물 1벌당 10센트 미만일 것으로 추정했다.
법안을 공동발의한 캘리포니아 제품관리위원회 홍보담당자인 조앤 브라쉬 박사는 "쓰레기 처리비용이든 환경피해 복구 비용이든, 어떤 식으로든 패션 폐기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1년 한 해에만 캘리포니아에서 약 120만톤의 섬유가 폐기됐고, 납세자들은 여기에 7000만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산업은 주요 산업 오염원으로,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는 항공과 해운업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특히 몇 번만 입고 버리는 저렴하고 품질이 낮은 의류 중심의 '패스트 패션'은 환경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섬유 폐기물은 2018년 기준 1700만톤을 넘어섰다. 그리고 배출된 섬유의 85%는 매립지에 묻혀 메탄가스 및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직물, 원사, 섬유, 지퍼, 단추를 포함해 의류의 약 95%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실제 재활용되는 비중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는 이미 섬유 폐기물 문제를 입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프랑스는 2007년 섬유 재활용법을 통과시켜 폐기물 재활용률을 18%에서 39%로 끌어올렸다. 네덜란드는 2023년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유럽연합(EU)은 2025년까지 모든 회원국에 대해 섬유 수거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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