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지구]PFAS 처리된 미세플라스틱 '독성이 40% 강해진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6 17:27:11
  • -
  • +
  • 인쇄
[연속기획] 미세플라스틱과 PFAS 연관관계 파악

한번 생산되면 사라지는데 500년 이상 걸리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 참혹하다. 대기와 토양, 강과 바다. 심지어 남극과 심해에서도 플라스틱 조각들이 발견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 지구를 뒤덮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제적인 플라스틱 규제가 마련되려는 시점을 맞아, 플라스틱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보고 아울러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기업을 연속기획 '플라스틱 지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세플라스틱이 '영원한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PFAS)을 만나면 독성이 더 강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대학 연구팀은 물벼룩을 미세플라스틱과 PFAS 혼합물에 노출시킨 결과, 출산율 감소와 성 성숙 지연, 성장 저해와 같은 발달 문제를 비롯해 물벼룩의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PFAS는 물, 얼룩, 열에 강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약 1만5000가지의 화학물질을 통칭한다. 자연분해되지 않는 이 화학물질들은 신장과 간, 면역력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혈액, 뇌장벽 등 인체 곳곳으로 침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규명된 바는 없지만, 이미 많은 연구에서 신체발달이나 호르몬 장애,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런 플라스틱으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종종 PFAS로 처리되므로 미세플라스틱에 해당 화학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까지 미세플라스틱과 PFAS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각각 따로 연구돼 왔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 두가지가 동시에 노출됐을 경우에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실제 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은 두가지에 동시에 노출된다"면서 "이번 연구는 화학물질이 야생동물과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염에 노출된 적이 없는 물벼룩 무리와 과거 오염에 노출된 적이 있는 무리를 대조군으로 비교했다. 물벼룩은 화학물질에 대한 민감성이 매우 높아 생태 독성을 연구하는 지표로 많이 사용된다.

물벼룩 두 그룹 모두 일반적인 미세플라스틱인 페트(PET) 입자와 가장 흔하고 위험한 PFAS 화합물인 PFOA와 PFOS에 노출시켰다. 이 혼합물들은 전세계 호수에서 흔하게 검출되는 성분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PFAS와 미세플라스틱에 동시에 노출될 경우 각각 단독으로 노출됐을 때보다 독성이 약 40% 증가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과 PFAS 화합물 전하가 상호작용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혼합물에 노출된 물벼룩은 더 작게 성장하고 성 성숙도 지연됐다. 또 새끼를 눈에 띄게 적게 낳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이전에 오염에 노출된 물벼룩은 새로운 노출에 견딜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다양한 화학물질과 물질 노출에 대한 이해를 상당히 발전시켰다"며 "규제 및 보존을 위해 화학물질이 야생동물에 끼치는 독성학적 영향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