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려면 '프라이팬' 멀리하라?...'PFAS' 女임신확률 40% 낮춘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7 14:37:22
  • -
  • +
  • 인쇄
'PFAS' 女생식기에 영향 미친다는 사실 입증
태반과 모유, 제대혈에서도 검출 "규제시급"

코팅 프라이팬을 비롯해 각종 조리기구와 가구에까지 쓰이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여성의 불임 위험성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과 싱가포르 KK 여성어린이병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혈중 과불화화합물(PFAS) 수치가 높은 여성은 1년 안에 임신과 출산에 성공할 확률이 40%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18~45세 가임여성 1032명의 혈장에서 PFAS 농도에 따른 임신율을 분석한 결과, PFAS 수치가 평균보다 25% 높은 여성은 1년 이내에 임신할 가능성이 40%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기간에 무사히 출산할 확률도 34% 더 낮았다.

연구팀은 체내 PFAS 물질이 한 가지만 있을 때보다 두 가지 이상일 때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짚었다. 연구는 조사대상인 여성의 나이, 교육, 흡연 여부, 이미 출산한 자녀 수를 고려했다.

약 1만4000여종에 달하는 PFAS는 물과 얼룩, 열에 견디도록 만드는데 쓰이며, 자연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조리기구 및 식품용기부터 의류, 가구까지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며, 암과 태아합병증, 간질환, 신장질환, 자가면역질환 등 심각한 건강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PFAS는 호르몬·난자 생산 및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유발하기도 한다.

PFAS는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발견되며 미국만 해도 인구 99%가 오염됐다. 연구팀은 오염 수준이 비교적 낮은 싱가포르에서 연구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감소와의 상관관계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PFAS를 규제하는 추세에 있다. 유럽연합(EU) 5개국은 지난 1월 PFAS 1만가지를 금지할 것을 제안했으며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 PFAS에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영국은 일부 화학물질의 단계적 폐지를 제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FAS는 신규 화학물질만 1만2000종류 이상 생산돼 연구팀은 PFAS 전체를 규제할 것을 요구했다.

PFAS가 남성 생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상당히 연구됐으나 여성의 생식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알려진 바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두고 PFAS가 여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네이선 코헨(Nathan Cohen)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박사는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들은 PFAS의 유해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종류의 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다마스키니 발비(Damaskini Valvi) 아이칸의대 조교수는 태반, 모유, 제대혈(태반과 탯줄에 있는 혈액)에서 PFAS가 검출되기도 했으며 전자간증(임신중독증), 신경발달지연 등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PFAS 노출을 예방하는 일이 여성과 자녀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필수라고 권고했다.

그는 "PFAS 생산중단이 PFAS 오염을 완전히 피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개인 차원에서 PFAS 노출을 줄이려면 특수 정수필터를 사용하고 PFAS가 함유된 제품을 피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불임으로 고통받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22일 지구의 날...뷰티·식품업계 '기후감수성' 살리는 캠페인 전개

뷰티·식품 등 유통업계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감수성'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한다.동원F&B는 제주 해안

'친환경 소비촉진'...현대이지웰, 국내 첫 '온라인 그린카드' 도입

현대이지웰이 국내 최초로 '온라인 그린카드'를 도입해 친환경 소비촉진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 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21일 한국

경기도, 사회적경제조직·사회복지기관에 'ESG경영' 지원한다

경기도가 오는 5월 16일까지 'ESG 경영지원 사업'에 참여할 도내 사회적경제조직 및 사회복지기관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사회적경제조직과 사회복지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기후/환경

+

산불 트라우마 '의사결정' 능력에도 영향..."적절한 결정 못해"

산불 등 기후재해를 겪은 생존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랜시간 기다리면 더 큰

"한국 2035년까지 온실가스 61% 감축 가능"...어떻게?

우리나라는 국제감축 활용 없이도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61% 감축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21일 기후솔루션과 미국 메릴랜드대학 글로벌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