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변한 호주 산호초 지대...해양폭염에 또 '백화현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4 17:48:03
  • -
  • +
  • 인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이어, 닝갈루 리프까지 산호들이 하얗게 변색됐다.

22일(현지시간) 호주해양보호협회는 지구온난화로 산호초에 열 스트레스가 축적되면서 수천킬로미터(km)에 이르는 산호초 지대에서 백화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는 타운즈빌 주변부터 케이프요크 끝까지 약 1000km에 걸쳐 백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또 서부 닝갈루 리프에서도 해양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산호초의 90%가 백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닝갈루 리프에서는 지난 2022년에도 백화현상이 발생했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당국은 킴벌리, 애시모어 리프, 로울리 숄스, 배로 섬, 댐피어 군도, 필바라 연안 및 엑스머스만에서도 백화현상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호주 커틴대학의 조교수이자 산호학자인 조이 리차드 박사는 "백화현상은 닝갈루뿐만 아니라 북서쪽 대륙붕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산호는 수온이 높아지면 색상을 만드는 조류와 대부분의 영양소를 잃고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을 겪는다. 이는 수온이 떨어지면 다시 회복될 수 있지만, 백화된 산호초는 번식력이 떨어지고 질병에 취약해진다.

산호의 열 스트레스 측정에는 '기온 상승 주간(DHW)'이 척도로 사용되는데, 보통 약 4DHW에서 산호가 백화되기 8DHW에 이르면 열에 민감한 산호를 죽일 수 있다. 그런데 닝갈루 해안에서는 최고 기록인 16DHW가 감지됐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12~16 사이의 DHW는 종을 불문하고 산호의 폐사를 일으킬 수 있다.

제시카 벤투이센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 박사는 "지난해 8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에서 열 스트레스 징후를 처음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일부지역 해수면 온도는 12월말까지 정상보다 4℃ 더 높았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관리당국은 30개 산호초를 수중 검사한 결과 이중 24개에서 백화현상을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북부에서 DHW가 6~13을 기록하며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지난 8년 사이에 6번이나 백화현상을 겪었고, 지난해 여름에는 산호초 지대 전체에 사상 최대 규모의 백화현상이 발생했다. 산호초 북부에 위치한 리저드섬은 최대 피해지역으로, 지난해 여름 섬지역 산호가 3분의 1이 폐사했다.

서던크로스대학의 산호학자 에밀리 하웰스 박사는 올해는 산호 사망률이 낮았지만 "이는 이미 작년 여름에 열에 민감한 산호가 죄다 폐사했기 때문"이라며 "이 산호 군집이 회복할 기회가 없다"고 했다.
 
이어 하웰스 박사는 "우리가 산호에 점점 더 큰 시련을 주고 있다"며 "해결책은 기후변화에 대한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고, 기다릴수록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