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관세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중국이 대(對)미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듯 동남아와 유럽 등으로 외교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1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베트남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그리고 캄보디아를 국빈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동남아 3개국 순방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세 국가 모두 중국과 친밀감이 있다. 베트남은 아세안에서 중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자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며, 말레이시아는 화교 인구 비중이 높다. 캄보디아는 중국과 군사적으로도 협력하는 대표적인 친중 국가다.
또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3개 국가는 미국으로부터 각각 46%, 24%, 49%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하면서 현재 이 국가들은 모두 10% 기본관세만 부과된 상황이지만 당장 미국과 협상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중국 시 주석은 미국과의 관세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이 국가들을 직접 방문해 대미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 모든 국가의 상호관세를 유예한 반며 중국산 수입품에만 14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을 정조준했다.
미국이 중국산에 상호관세 34%를 부과했을 때나 추가로 50% 관세를 더 부과했을 때 곧바로 맞대응하던 중국이었지만 이번에는 곧바로 맞대응하지 않고 있고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할 것에 대비하는 듯 보인다. 시진핑 주석이 우호국인 동남아 3국을 방문하는 것뿐 아니라 중국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상무장관,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무역산업부 장관과 잇달아 화상통화를 하면서 경제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되는 40%대 관세를 폐기하고 최저가격제를 도입하는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EU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외교를 통해 미국과 대적하기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폭탄이 퍼붓기 시작한 지난 8~9일 시진핑 주석은 당 최고 지도부와 주변국 외교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주변국 운명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고, 주변국 업무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상호관세를 겨냥해 "미국의 잘못된 행동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며 "미국의 패권적 이익 추구는 국제 사회의 더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며 대응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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