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향했던 친환경 투자금 다른 국가로 분산..."미국만 고립될 것"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4 16:39:27
  • -
  • +
  • 인쇄
▲친환경 전환에 역행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전쟁'으로 미국으로 향했던 친환경 프로젝트 자금이 다른 나라로 분산되면서 오히려 전세계 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친환경 기술도 부족하고 자금마저 이탈하는 미국은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하기 시작한 상호관세 등이 세계 경제 침체를 촉발하고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하는 한편 이를 통해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에너지 전환이 촉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레슬리 아브라함스 부소장은 관세가 미국의 청정에너지 도입을 방해하고 미국을 세계 시장의 변방으로 밀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브라함스 부소장은 "미국은 그동안 청정에너지 기술을 수입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이번 관세정책으로 미국의 청정에너지 비용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례로 미국은 중국과 관세갈등을 겪으면서,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 대한 접근이 차단돼 청정에너지 기술개발에서 다른 나라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앞으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라며 "대신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청정 에너지 기술 선진국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펼쳤던 친환경 인센티브를 철회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추진중인 친환경 프로젝트와 초기단계 청정기술 연구 및 개발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고, 이는 미국을 청정에너지 선진국 반열에서 밀려나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친환경 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의 마리나 도밍게스 신에너지 부문 책임연구원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기후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탄소배출량이 많은 국가다. 그런데 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는커녕 앞으로 더 늘어날 일만 남았다. 우선 인공지능(AI)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게 될 것이고, 여기에 관세 영향으로 수입은 줄고 자국 제조업 생산이 늘면서 에너지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리나 책임연구원은 "에너지 산업이 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선 화석연료를 쓰게 된다"며 "이는 곧 탄소배출량 증가로 이어지며 탄소중립을 향한 행보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전세계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기후캠페인단체 350.org는 "미국은 이미 친환경 에너지 경쟁에서 밀려났고, 미국으로 향하던 친환경 투자가 세계 각국으로 분산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350.org 안드레아스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미국인들만 괴롭힐 뿐,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늦추지 못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그와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청정에너지 시장으로부터 미국을 고립시키고 미국 소비자들의 에너지 비용을 증가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한 대형에너지 회사 고위임원 역시 "미국에서 진행되던 프로젝트에서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려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점쳤다. 이 임원은 "우리는 더 적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일을 진행할 것"이라며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멈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미국을 제외하면 늘어난 공급망을 관리하기 쉬워질 것"이라며 "미국이 청정에너지 분야에 불안정한 무대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다른 무대를 찾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5만원 보상? 5000원짜리 마케팅"...쿠팡 보상안에 '부글부글'

쿠팡의 보상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만원을 보상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사실상 5000원짜리 상품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탈팡한 사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3년 더'...최종후보로 '낙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현 회장이 차기회장 최종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

쿠팡, 자체 포렌식 사실 경찰에 함구..."허위조작 자료제출시 엄중처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피의자의 노트북PC를 경찰에 제출하며 자체 포렌식을 한 사실을 함구한 것으로 밝혀졌다.박정보 서울경찰청

폐유니폼 키링과 파우치로 재탄생...대한항공, 업사이클 제품 기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 테이블보와 객실승무원 폐유니폼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안전인형 키링 및 파우치' 350개를 29일 서울 강서구 소재

'빗썸' 브랜드 알리기 본격화...'SBS 가요대전' 타이틀 스폰서로 첫 참여

빗썸이 지상파 방송사가 진행하는 연말 가요제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사면서 호평을 받았다.빗썸은 지난 25일 열린 '2025 SBS 가

기후/환경

+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수도권 직매립 금지 D-3...정부 '쓰레기 대란' 우려에 막판 점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인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막판까지 점검에 나섰다.29일 기후에너지

기후위기로 생활비 압박..."대응 미룰수록 지출 더 늘어날 것"

미국 사회 전반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전기요금·식료품·보험료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26일(현지시간)

비온뒤 살얼음판 도로...상주에서 차량 15대 '쾅쾅쾅'

경북 상주 국도에서 차량 15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가 내린 이후 밤새 기온이 내려가면서 도로에 블랙아이스(살얼음)이 생기면서 이같은 사

올해 세계 기후재해 손실액 172조원..."이제는 경제이슈"

2025년 전세계에서 발생한 기후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200억달러(약172조원)가 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후위기가 글로벌 경제와 자본시장 전반의

재생에너지 확장에도...올해 화석연료 탄소배출 또 '사상최고'

재생에너지 설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전세계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