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펠]'커피' 재배부터 폐기까지..."전과정 탄소배출량 확 줄였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3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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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이퀄테이블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로 일상생활 속 긍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사회혁신리더를 선발해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편집자주]

▲문준석 이퀄테이블 대표 ©newstree

"기후위기를 마주하며 커피를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난민과 환경 그리고 커피. 이 세 가지가 만난 곳이 바로 이퀄테이블이다."

2021년 10월 커피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커피브랜드 '이퀄테이블(Equaltable)'을 설립한 문준석 이퀄테이블 대표의 말이다. 시작은 기후위기였다. 2020년부터 기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는 커피라는 일상적 소비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에 주목했다. 여기에 난민 지원이라는 가치까지 더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카페 차원에서 탄소배출을 줄여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커피의 공급망(밸류체인) 전체가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생각을 바꿨다. 커피를 생산하고 소비하는데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모델을 만들어보기로 한 거다."

그의 생각은 곧 실천으로 이어졌다.

◇ 난민 지원에서 지속가능 커피로

이퀄테이블을 설립하기 이전에도 문 대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하는 일에 힘써왔다. 2014년에는 '내일의 커피'라는 카페를 열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었다. 난민들에게 바리스타 교육과 요식업 훈련, 한국어 수업 등을 제공하며 취업을 돕는 직업학교였다. 그동안 약 12명의 난민이 이곳을 거쳐 자립의 기회를 얻었다. 

▲'내일의 커피' 커피백 제품 (사진=이퀄테이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문 대표의 생각은 '내일의 커피'에만 머물지 않았다. 커피를 매개로 난민을 지원하는 활동을 넘어, 커피 산업이 초래하는 환경문제로 관심이 넓어졌다. 

문 대표는 "그러다보니 커피 산업의 밸류체인 전체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래서 이퀄테이블을 설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퀄테이블은 커피의 생산, 운송, 로스팅, 포장, 폐기에 이르기까지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이를 측정하는 도구도 자체 개발했다. 환경평가기관에서 제시한 계수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커피의 탄소발자국을 계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문 대표는 "LCA(전과정평가)를 기업이 직접 수행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저희는 이를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계산기를 개발했으니 많은 분들이 이 도구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일조했으면 바란다"고 했다. (이퀄테이블의 탄소배출계산기는 당사 홈페이지 - 탄소배출계산기로 들어가 월 커피 사용량을 입력하면 누구나 쉽게 계산할 수 있다.)

◇ 탄소를 줄이고 맛은 지키다

그렇게 탄소배출량을 줄인 커피 '이퀄테이블 커피'가 탄생했다. 문 대표는 "국제학술지 GEO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원두 1kg당 평균 15.33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면서 "이는 커피 한 잔당 종이컵 27개를 소비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퀄테이블의 커피는 일반 원두에 비해 탄소를 약 16.6kg 줄였다는 것이다.

커피의 전과정에서 탄소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커피 공급 방식을 모듈화했기 때문이라고 문 대표는 설명했다. 우선 탄소 측정을 받은 현지 농장과 직접 계약을 맺어 생두를 공급받는다. 이후의 모든 과정은 이퀄테이블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로스팅 공장에서 필요한 전력은 루트에너지를 통해 100% 재생에너지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이퀄테이블은 현재 생산된 커피를 주로 기업에게 판매하고 있다. 삼성, SK 등 대기업은 물론, 다양한 중소기업에 커피머신 렌탈과 함께 공급하고 있다. 문 대표는 "기업 사내 카페를 중심으로 판로를 확장해나가고 있다"면서 "커피백 등 제품은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고, 커피 생산 과정에서 사용된 생두 포대 역시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백 포장재는 비닐 대신 생분해성 소재인 '프로테고'를 사용한다고.

앞으로 직영점 출점도 계획중이라고 밝힌 문 대표는 "커피를 생산하는 전 과정에서 탄소를 줄이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지만 커피의 본질인 맛과 품질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커피 탄소배출 측정기 (사진=이퀄테이블)

기후변화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에 커피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1년 사이에만 2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이퀄테이블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농장과의 직거래와 물량을 미리 확보해놓은 덕분이다. 문 대표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격 급등이 소비자들에게 환경 문제의 실체를 더욱 체감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지속가능한 산업과 일상을 고민하다보면 결국 환경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고 말하는 문 대표는 "사람들의 관심은 환경과 지속가능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더 많은 분들이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우리가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이 많다는 걸 알게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에게 '커피'가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실천이 돼 버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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