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실에 닭고기를 3개월 이상 보관하면 부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학교 동물응용과학과 장애라 교수 연구팀과 국립축산과학원, 충남대학교는 영하 20℃에서 270일간 냉동보관한 한국토종닭과 상업육계에서 부패 지표 냄새물질, 이른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33종을 확인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기에서 증발되는 휘발성 성분을 수집해 총 41종의 VOC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33종이 저장기간에 따라 농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산화도와 육질 저하와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1-옥텐-3-올'은 저장 90일 차부터 등장해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저장 말기에는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 물질은 버섯이나 흙냄새로 알려져 있으며, 지방산 분해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부패 지표다.
'벤젠아세트알데하이드'는 꽃향기 또는 인공적인 단내를 띠지만 고기에서 나타날 경우 부패 신호로 간주된다. 이외에도 '헥사데카날', '논날', '데카노익산' 등은 냉동 저장 말기에서 급증했으며, 육질의 색 변화도 함께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들 냄새 성분은 대부분 지방 산화에 의해 생성되며, 닭고기 색상 저하와 해동 후 육즙 손실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토종닭은 고도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VOC 발생이 더 복잡하고 다양했다.
또한 토종닭에서 VOC 변화가 더 뚜렷했고, 최대 5.3배 많은 종류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유전적 특성과 지방산 조성이 달라 품질변화 과정도 다르다"며 "토종닭 특유의 향 성분이 보관 중 산패와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애라 교수는 "고기에서 특정 냄새 성분이 급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품질 저하를 예측할 수 있다"며 "냄새물질 분석 기반의 '냉동육 품질 경고 시스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토종닭 육질 고급화 전략이나 장기 수출 시 품질 관리 지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VOC를 활용한 고기 신선도 측정 기술이 향후 상용화되면 소비자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oultry Science' 7월 3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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