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포스코, 삼각동맹으로 'K수소' 이끈다
2일 오후 SK인천석유화학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 총리를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등 정부와 지자체 인사, 그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동현 SK㈜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겸 SK수소사업추진단장, 최윤석 SK 인천석유화학 사장 등 SK그룹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눈에 띄는 인사들도 있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을 비롯해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김세훈 현대차 부사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들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이날 행사의 핵심은 SK그룹이 향후 5년간 약 18조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발표였다. 1단계로 2023년까지 인천시의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부생수소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액화 수소 3만톤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어 2단계로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추가로 생산해 글로벌 1위의 친환경 수소 기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까지 모두 완료하면 SK그룹은 국내에서 연간 총 28만톤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공급하게 된다. 이후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수소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는 액화수소 공급과 더불어 친환경 수소의 유통 체계를 갖춰 나가는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곳을 운영해 연간 8만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고, 약 400메가와트(MW)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 연간 20만톤의 수소를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라며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SK와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서 만나면서 수소사업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두 그룹 경영진은 이날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간담회를 갖고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 및 국내 기업 간 수소 사업 협력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설립을 상반기에 추진하는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K-수소산업 생태계'에 국내 대표기업들이 속속 올라타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SK와 협력을 공표하기 2주전에 포스코그룹과 수소동맹을 맺었다. 정의선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만나 의기투합한 것이다.
현대차와 포스코는 우선 포스코의 포항과 광양제철소 운영차량 1500대를 단계적으로 현대차 무공해 수소 전기차로 전환한다. 포스코의 제철소가 현대차 수소차량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두 그룹은 그린수소의 생산과 이용관련 기술개발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수소다. 온실가스를 아예 발생시키지 않아 더 진화된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블루수소 50만톤 생산, 2040년까지 그린수소 200만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포스코의 그린수소를 사용해 차세대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수소동맹에 SK도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수소관련 모빌리티 기술에서 세계 수위를 달리는 현대차를 정점으로 수소 생산 및 인프라 구축 등에 주력하고 있는 포스코와 SK의 삼각동맹이 형성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수소에너지가 더이상 대체가 아닌 필수가 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국내 기업들이 사업을 추진중이고, 이에 'K-수소동맹'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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